온 산하가 푸르러 가고 붉은 철쭉꽃 피어나면, ‘오월 그날’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광주의 아픔, 국민의 슬픔 5·18민주화운동의 날이다. 벌써 40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참으로 세월은 무상하고 덧없이 흘러간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하여 전국에서 오월정신을 계승하고 선양하기 위하여 영화, 연극, 전시회, 시선집(詩選集) 출판 등 여러 기념 행사가 펼쳐진다. 물론 오늘은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에 있는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정부와 정당,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인사들과 시민들이 참석하는 기념식이 거행될 것이다.
세월이 40년이나 흘러가서 5·18민주화운동에 관하여 언론이나 책으로만 추상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아직도 5·18민주화운동에 관하여 여러 이유로 감(感)이 잡히지 않는 사람들은 5·18민주화운동의 최후의 항쟁 장소였던 옛 전남도청과 역사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금남로 전일빌딩245,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5·18민주묘지 등을 꼭 한 번이라도 방문할 것을 권유한다.
특히 위선과 이중성, 정쟁과 특권 등으로 국민들의 불신과 지탄을 많이 받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국가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인들의 인식과 언행은 매우 중요하다. 작년 2월 8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퉁합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5·18공청회에서 자유한국당 이종명·김순례 의원 등이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 “5·18유공자는 세금 축내는 이상한 괴물집단”이라는 망언을 쏟아냈다.
의원들이 공청회를 열고 괴물 같은 망언을 쏟아낼 수 있는 정당의 분위기와 풍토도 큰 문제지만, 이에 대처하는 정당 지도부의 대응은 더욱 중요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월 9일 보도자료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 정치권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이종명과 김순례의 망언을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으로 인정하고 도리어 역공을 펼쳤다. 이러니 당 차원에서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다.
김영삼 정부 때 5.18특별법이 제정(1995.12.21)되어 민주화운동으로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도 그런 괴물같은 사람과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지난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직전에도 미래통합당 차명진 의원의 세월호 막말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도 소극적이고 미온적이었다. 소리 없이 흘러가다가 막힘이 있으면 고였다가 마침내 무너뜨리고 앞으로나아가는 물처럼, 위대한 우리 국민들은 소리없이 지켜보다가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을 제대로 혼내 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5·18민주화운동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외신 기자회견도 했고, 항쟁 지도부로서 도피하지 않고 죽음을 각오하고 5월 26일 마지막 밤과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을 사수하다가 장렬하게 산화한 윤상원 열사이다.
그는 광주살레시오고등학교 3학년 3반 친구이다. 그 친구의 선한 눈동자를 잊을 길이 없다. 그로록 선한 사람이 어떻게 그토록 강한 정의감과 투쟁력이 생겼는지, 오직 경이로울 뿐이다. 그 친구와의 일화 소개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
그의 명복을 빈다.
지난 5월 7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대협)에 관한 회계 부정 등 내용이 큰 이슈가 되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체의 목적사업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할 정부 보조금과 기부금, 모금 등에 대한 회계 부정은 철저히 조사되고 규명되어 위법과 불법 사실이 적발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서 공정하게 처벌되어야 한다. 그래야 정의기억연대도, 1992년 6월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0년 계속되어 온 수요집회도 살아날 수 있다.
누구의 사주를 받았다느니, 친일세력 준동이니, 이용수 할머니가 몫돈이 필요했다느니 하는 피해자, 폭로자를 공격하는 말이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 죄다 종북 좌파, 빨갱이로 몰아가던 악습을 문재인 정부에서는 반복하면 안된다. 정답은 회계를 구체적으로 투명성있게 국민 앞에 공개하면 된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체에 비교하는 등 정의기억연대 집행부의 인식과 업무 처리, 태도에 큰 착각과 큰 잘못이 있다.
민주와 자유, 평화와 정의라는 가치는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민주주의의 영원한 근본 규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