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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반목, ‘누가 풀어야 하나?’
박성민 기동취재본부장
작성 : 2019년 11월 11일(월) 16:04 가+가-


중러 군사협력이 군사동맹으로 까지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 안보의 핵심국으로 한국의 긴밀한 경제 및 안보의 파트너인 일본이 대법원의 강제 징용 피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일방적인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해 한일간의 공조체제의 균열이 동북아 안보의 균열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 보복조치에 대한 양국 국민들 마저 해당 정권에 지지 의사를 보내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남중국해와 동 중국해, 대만과 홍콩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과 서태평양 진출을 노리고 있는 러시아 양국 간에 미국 견제의 실리적인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중러관계가 긴밀하게 가까워지고 있다. 이러한 여건하에서 북한의 3천톤급규모 잠수함 진수식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한미일과 한일간의 공조가 어느때보다 절실하지만 중러와 북한의 계산된 공격행위에 그틈새가 더욱 벌어지면서 동북아 안보가 위협 받고 있다.
중러간의 군사협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동북아 안보의 안정은 한일의 파트너 쉽과 한미일간의 군사협력 긴밀함에 좌우되어 왔다.
그러나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 아베 내각이 지난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작의 필수 소재에 대한 한국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키는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일본 아베내각의 일방적인 조치에 한국정부도 마찬가지로 수출규제에 나섰고 한미일간의 군사정보교류 협정인 지소미아의 파기도 선언하고, 시민단체들이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 보복조치에 분노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 양국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 아베 정부는 갈등의 원인이 한국에 있다는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일본 아베총리는 지난8일 일본 문예춘추와 인터뷰를 통해 일본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강제징용피해자 소송 판결은 한일청구권 협정 위반 상태를 한국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또 아베총리는 국정을 운영하는 정권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은 반드시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어 앞으로 문재인정부가 자진 철회이외에는 대안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베총리가 말한 대법원의 판결은 한일 청구권협정에 위배가 되고 있는가?
전혀 그렇치 않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상 당시 일본 정부는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강제동원 사과는 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아 강제징용 피해보상이 협상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전범 기업인 일본 제철은 피해자1인당 1억원씩을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의 법적 근거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 배상 청구 협상이 아닌 샌프란시스코 조약 제4조에 근거한 한일 양국간의 민사적, 채권, 채무적 관계를 정치적으로 합의한 관계이며, 협정문 제1조에 의해 지급한 경제협력자금은 대가 관계에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정희정부가 받은 3억달러는 피해 배상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경제협력자금의 성격임을 말하고 있다.
대법원은 일본정부가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의 법적 배상을 원천 부인해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개인배상 청구권을 인정함과 동시에 국가의 외교 보호권도 소멸되지 않았음을 판시했다.
아베총리가 청구권협정 제2조에 따라 개인 청구권은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을 됐다는 주장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제4조 (a)에 관한 것으로 제4조 (a)는 식민지에서 일본인들이 갖고 있었던 재산과, 식민지 사람들이 일본 내에서 갖고 있었던 재산에 관한 조항으로 위안부나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다. 그러므로 개인 배상 청구권이 남아 있음을 법적으로 분명히 알수 있다.
아베내각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지난1953년 제3차 한일회담 수석대표였던 구보다 간이치가 ‘일본은 36년간 많은 이익을 한국에 주었다. 만일 일본이 진출하지 않았다면 중국이나 러시아에 의해 점령되어 (한국은)더욱 비참한 상태에 놓였을 것“이라며 일본이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막말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최근 경제 보복 조치 단행과 관련해 구로다 가스이로 산케이신문 객원논설위원이 한국 언론사와 대담을 통해 주장하는 내용이 53년 구보다 간이치수석대표와 거의 일맥이 상통하고 있다.
구로다 가이스로 객원논설위원은“한국이 이만큼 풍요로운 경제발전을 이룬 것에 일본 협력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알아줬으면 한다”는 주장을 하며, 한국이 이만큼 살게 된 것은 65년 3억달러를 일본이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다.
이러한 주장이 일본인들 상당수 시각이라는 점인데 아베 총리가 일방적으로 수출 규제 조치후 한국 정부가 수출 규제 맞대응과 함께 지소미아 폐기 그리고 시민단체의 일본제품 불매 운동과 일본여행가지 않기 운동으로 아베총리가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럼에도 일본 국민들은 아베내각의 한국 수출규제조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시각이 일제치하의 근대화론에 의한 것이 깔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동일한 여건하에서 일제 강제징용 중국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모두 배상에 나선 전례가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7년4월 중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했으나 중일공동선언(1972년)에 선언된 청구권 포기가 청구권을 실질적으로 소멸시키는 것 까지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전범기업인 일본 니시마쓰 건설은 기금을 설립해 개인보상을 하고 중국인 피해자들과 화해하고 다른 일본 기업들도 피해자들과 화해를 한 바 있다.
이 사실을 모를리 없는 아베총리의 이중적인 태도는 한국정부와 기업들의 형편을 무시한 처사에서 비롯됐으며 정치적으로 한국내 야권의 도움으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간다면 한국정부가 배상권 문제를 자진 해결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총리는 일본내 정치적인 입지를 탄탄하게 유지할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려 했을 것으로 본다.
전후 독일은 600만명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지난1970년 나치수용소를 방문한 독일 브란트 총리가 헌화하면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서 사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독일국민들도 유대인들에 대한 추모 분위기는 비슷하다. 독일이 유대인 희생자를 위해 60조원을 지급하고도, 2013년 당시 46개국 생존자5만6천명에게 1조1천300억원을 추가 지원한 바 있다.
독일은 일본과 달리 유대인 학살에 대해 철저하게 사죄를 하고 피해 배상을 했을까? 국민성이 달라서 일까? 물론 국민성이 다르기도 하다. 그렇지만 독일이 유대인 홀로코스트에 철저하게 사죄한 것은 유대인들의 막강한 경제적 파워 때문이다. 실제 미국을 막후 조정하고 있는 세력이 유대인들이며, 유럽 경제의 조정자도 마찬가지로 유대인들이다. 이러한 유대인들 앞에 독일은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문재인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대해 무시할수 없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발언의 맥락도 마찬가지로 한국의 경제 성장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외교적인 힘을 기르겠다는 의미이다.
이번 한일간의 갈등 원인 제공국은 일본이다. 영국 BBC국영 방송이 한일간의 경제적 보복조치에 대한 문제를 특집방송으로 다루면서 갈등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한국 침략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매우 객관적인 시각이다.
이상태로 가면 한일간의 경제여건 및 주변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피해 당사국인 한국 국민들은 이 문제로 피해를 입더라도 일본을 용서할수 없다는 여론이며, 일본도 마찬가지로 한국에게만은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를 풀수 있는 것은 이제 한일간이 아닌 결국 미국이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대통령은 한국을 상대로 천문학적인 미군 주둔비용의 부담을 예고하면서도 한일간 갈등의 해결자 노릇을 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누가 한일간의 갈등을 풀어야 하나. 양 당사국의 수준높은 정치력과 외교력이 필요한 때이다.
세계2차대전후 패전국인 독일 아데나워와 피해국인 프랑스 장모네가 보여준 유럽과 독일과 프랑스를 살릴수 있는 윈원전략의 뛰어난 외교력이 한일간 외교에서 보여줘야 할 때이다.
문재인정부의 외교적 협상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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