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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국정농단 대법원 판결을 보고(2)
이중백 논설위원
작성 : 2019년 10월 06일(일) 15:52 가+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따른 뇌물죄 사건의 두 번째 상고 이유 논점은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 등이 피고인 최서원에게 제공한 세 필의 말들이 뇌물인지 여부이다.
세무공무원 甲은 乙 주점의 면세혜택을 주는 대가로 500만원을 받았다면 뇌물죄에 속할까요? 아닐까요? 뇌물죄에 속한다면 여기서 500만원의 개념은 무엇일까요?
고맙다는 선물일까요? 부정한 보수인 뇌물일까요? 아마도 국민 모두가 뇌물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뇌물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이 필요하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판단의 기준은 대법원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뇌물이란 직무에 관한 부정한 보수로서의 모든 유형·무형의 이익을 요건으로 하며, 뇌물이 되기 위해서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지위에 따라 담당하는 일체의 사무를 말하고, 직무의 범위는 법령은 물론 직무와 관련성, 상사의 명령에 따라 일시 대리의 직무, 관례상이나 사실상 소관 직무, 결정권자를 보좌나 영향을 줄 직무이면 되고, 현재가 아니더라도 과거나 장래에 담당할 직무면 무방하다.
또한, 직무 행위가 적법·위법을 불문하며 작위·부작위도 가능하며, 뇌물이 되려면 직무하고 관련성이 있어야 하고, 부정한 보수이어야 하며, 뇌물의 내용이 몰수나 추징하기가 어려운 것을 제외(명예욕이나 호기심의 만족은 뇌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통설)하고는 사람의 수요·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유형·무형의 이익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뇌물이 선물로 포장하여 오고 가는 것이 문제인데 그 구별은 쉽지가 않으나 선물(膳物)이 되기 위해서는 사교적 의례(私交的 儀禮 : 膳物)에 속하더라도 직무와의 대가관계가 없어야 한다. 금액이 적더라도 직무와 대가관계가 형성되면 뇌물이 된다고 대법원에서 몇 차례의 판결을 내놓았다. 위와 같이 먼저 뇌물의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대법원 판례와 학설에 따라 살펴봐야 한다.
그럼 국정농단에서 뇌물죄 사건의 상고 이유 두 번째인 이재용 등이 피고인 최서원에게 제공한 말들이 뇌물인지를 살펴보자. 원심은 피고인 최서원과 삼성전자의 박상진 사이에서 2015년 11월 15일경에 살시도[명마 이름]와 향후 구입할 말들에 관하여 실질적인 사용 처분 권한이 피고인 최서원에게 있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았다. 그에 따라 피고인 최서원이 이재용 등으로부터 말들 자체를 뇌물로 받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 판단에 피고인 최서원은 상고 이유에서 뇌물수수죄에 관한 법리 오해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상고 이유를 보면, 이재용, 박상진, 황성수 등이 살시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말 소유권이 삼성전자에 있다는 것을 증명서에 기재했으나, 이미 전 (박근혜)대통령은 2014년 9월 15일 단독면담과 2015년 7월 25일 단독면담에서 이재용에게 승마 유망주에게 좋은 말을 사주라 지시했고<제3자인 승마 유망주인 정유라에게 뇌물을 제공하도록 지시하는 전 (박근혜)대통령은 제3자뇌물공여죄>, 이러한 요구가 있는 후 박상진은 이재용으로부터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에 관하여 포괄적 지시를 받아 승마 지원을 하였다. 그러나 윗선의 의도를 간파한 최서원은 화를 내며 승마 지원이 아닌 소유권을 요구했다.
그래서 박상진은 피고인 최서원의 이러한 태도를 통해 피고인 최서원이 말 소유권을 원한다는 것과 최서원에게 말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상진은 문자메시지로 말 소유권을 넘기겠다는 내용을 전달하였다. 이로써 원심 법원은 말에 대한 사용 처분 권한이 피고인 최서원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고 피고인과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뇌물수수죄에서 수수란 뇌물을 취득하는 것을 말하고, 취득이란 뇌물에 대한 사실상의 처분권을 획득한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따라서 뇌물수수자가 법률상 소유권 취득의 요건을 갖추지는 않았더라도 뇌물로 제공된 물건에 대한 점유를 취득하고 뇌물공여자 또는 법률상 소유자로부터 반환을 요구받지 않는다면 그 뇌물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 처분 권한을 갖게 되었을 때 그 물건을 뇌물로 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파기환송 했다.
이를 살펴보면, 이재용 등(포괄적 지시를 받은 박상진)이 피고인 최서원(박 전 대통령과의 공동정범)에게 제공한 세 필의 말(대통령의 포괄적 권한을 가진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는 부정한 보수)들이 사교의례에 따른 선물이 아닌 뇌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일반인도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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