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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인의 옷을 입고 철학자의 신발을 신고
최창일 시인·문화이미지심리학자
작성 : 2019년 09월 24일(화) 15:55 가+가-

가을이 옷깃 날리며 어디론가 나서게 한다. 언제라도 당신을 초대하고 싶은 시간이다. 갈 곳이 많다. 세상의 여러 곳을 화사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며 인사를 하게한다.
누구라도 가을이면 ‘내가 가려는 길이 보인다’. ‘너’와 ‘나’라는 말들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내가 그토록 사랑한 초록색 물풀들과 갈대 줄기로 여름을 만들었던 신안의 작은 섬에도 붉은 성찬(盛饌)을 위한 준비가 바쁠 것이다.
멀리 날기 위한 작은 새들도 가벼워지기 위하여 깃털하나까지도 버리는 준비를 서두른다.
새의 깃털은 저만치 바람에 날리며 햇살을 가르고 갈 길을 간다.
이때가 되면 워즈 워드의(영국 계관시인) 시, ‘초원의 빛’이 60년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초원의 빛’ 시는 영화 작품으로 인용되기도 했다. 1961년 엘리아 카잔 감독, 워렌비티와 나타리우드 주연이다.
‘초원의 빛’ 줄거리는 젊은이들의 불안한 방황과 정신적 혼란시기에 사랑의 시련을 겪는 이야기다. 여주인공이 상처를 입고 어떻게 견디어 내고 치유되는가 하는 과정이 집약된 고전영화다.
‘초원의 빛’ 시가 영화의 엔딩 자막과 함께 끝나는 것이 더 이상 멋질 수 없다.
워즈워드가 받은 계관시인은 영국왕 실 작위의 하나다. 계관시인이 되면 일정한 연봉을 받으며 왕실의 경조사에 시를 짓는다. 지금은 그러한 의무를 지지 않는다. 영국에서 최초의 계관시인 칭호는 제임스1세 당시 1616년 B.존슨이 받았지만 정식으로는 1670년 J.드라이든이 임명돼 연봉 300파운드와 카나리아제도산 포도주 1통을 받았다고 한다.
C시인은 ‘초원의 빛’의 시인 생가를 잊지 못한다. 같이 간 일행들은 워즈워드의 무덤을 보겠다고 했다. 아무도 동행하는 이 없이 C 시인 혼자만이 생가로 갔다. 평소의 생각이 그렇듯이 사람이 사는 곳이 중요하다. 이미 죽은 시인의 무덤을 보아서 무엇을 얻겠는가. 그에게 소주와 과일바구니를 바칠 일도 없다. 워즈워드 생가는 자그마한 마을이다. 우리로 치면 면소재지와 같은 곳이다. 지금이야 관광객이 많아져서 가게도 생기고 숙박시설도 있다. 짐작하면 워즈워드의 생존 시에는 오늘의 가게와 유숙의 시설도 없었을 것이다.
워즈워드의 집은 마을의 맨 꼭대기에 있다. 마을이 보이고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워즈워드는 집 앞이 호수를 보며 ‘무지개’와 ‘초원의 빛’을 창작 했을 거라는 상상이 간다.
워즈워드의 부엌은 매우 특이했다.
우리나라의 옛 부엌과 흡사했다. 다만 부엌의 가운데로 산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부엌의 온도를 위하여 물을 흐르게 했다. 그런 의미로 보면 워즈워드의 집이 마을의 맨 꼭대기에 위치한 의미도 짐작된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맞닿은, 영국지도로 봤을 때 서쪽 중간 팬 곳‘더 레이크(The Lake)’라는 지역이 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더 레이크’ ‘레이크드스트릭트’라는 팻말이 자주 보인다.
동서 50Km, 남쪽 40Km의 넓이에 16개의 호수가 깊은 계곡과 높은 산에 둘러쌓여 있어 1년 내내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이곳을 위즈워드는 동생 도로시와 얼스워터(UIIswater)를 걸으며 명작을 낳았다. 산골짜기 언덕위에 높은 하늘에/ 떠도는 구름처럼 이내 혼자서/ 지향 없이 떠 돌다 보았노라 / 한 무리 모여 있는 황금 수선화/ 호숫가 수목이 우거진 그늘/ 미풍에 나부끼며 춤을 추었소.
워즈워드의 대표적인 시 ‘수선화(Daffodils)’의 구절이다. 지금도 마을에는 수선화가 무리로 피어 있다.
워즈워드가 여행을 빼고는 평생을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살았다. 부모를 일찍 잃은 워즈워드는 큰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1787년 케임브리지대학 세인트존 칼리지를 졸업한다. 1791년 프랑스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프랑스인과 결혼을 한다. 당시 프랑스는 혁명의 열기로 타올랐다. 결국 부인혁명의 분위기로 부인은 프랑스에 남기도 혼자서 고향에 온다.
영국을 방문 하게 되면 셰익스피어의 생가도 좋지만 워즈워드의 생가를 꼭 방문하기를 권한다.
혹 이곳을 방문하고 귀국 하면 여러분은 시인이나 미술가로 변모해 가는 감정 선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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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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