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거듭 실망과 우려를 표했다. 지소미아 종료에도 한미동맹은 긴밀히 유지되고 있다는 청와대 설명과는 다른 반응이다. 이를 근거로 한미동맹이 시험대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소미아 파기로 인해 미군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한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약화시킨 만큼 다른 방식으로 동맹에 대해 더 많이 기여해야 할 것이라는 압박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의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깊이 실망하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한국 방어를 더 복잡하게 하고 미군 병력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무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갱신을 보류한 것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현한다”고 밝힌 데 이어 다시 한 번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지소미아 종료가 한국 방어와 미군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압박 강도를 한 층 높여 주목된다. 한미일 안보 공조 약화로 주한미군의 위험을 증가시킨 책임을 물어 곧 시작될 방위비분담금 협상력을 높이는 한편, 미국의 안보전략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주한미군에게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인데, 이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정보 교류가 중요하다”며 “일본 정보를 같이 공유하면 안정성이 높아지는데 한국이 지소미아를 깨면서 그만큼 위험해졌다는 게 미국의 논리”라고 분석했다.
내년 이후 적용될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 규모를 정하는 한미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차 SMA 협상이 체결된 직후부터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지난달과 이달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각각 방한한 이후 '6조원'(약 50억 달러)의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증액 압박에 대한 체감지수가 높아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