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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람을 만드는 대나무
최창일 시인·문화이미지심리학자
작성 : 2019년 07월 23일(화) 16:02 가+가-

옛 선비들은 세상의 바람은 대나무가 만든다고 생각 했다. 정약용은 요즘으로 치면 대학의 교수의 경력을 가지기도 했다. 당시 대학인 향교에서 정약용이 시험문제에 ‘선비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참다운 선비인가’를 묻는 내용이 있다. 나아가서 대나무에 대한 시험문제도 있다. 대나무가 많이 나는 지역, 대나무의 진뢰(震雷)역할의 중요함도 담고 있다. 도죽(桃竹)은 어느 지역에서 나오며 금죽(錦竹)이라는 이름은 어느 책에서 보이는가? 자죽(慈竹)은 어찌하여 지어진 이름인가? 등의 대나무에 대한 시험문제는 광범위하게 나오고 있다.
동양의 선비들은 대나무에 대한 인식은 마치 귀한 친구처럼 대하는 장면들이 많다.
선비들은 매듭 많은 대나무 부채를 펼치며 사용하는 것은 품위로 여긴다.
오늘은 중국 영화와 소동파 시인을 중심으로 대나무에 대한 기행을 하기로 한다. 중국인은 유난히 대나무를 좋아한다.
중국의 문인들은 사군자 중에서도 대나무 치는 것을 으뜸으로 생각한다.
중국역사에 대나무를 가장 잘 친 문인은 소동파다. “소동파의 대나무를 보고 있으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겨울에는 눈보라 치는 바람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이 같은 말은 소동파가 떠난 뒤, 200년 후의 사첩산이 남긴 말이다.
듣는 이에 따라 조금은 과장의 표현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소동파는 사군자중의 하나인, 대나무를 잘 친 것은 분명한 진실이다.
소동파가 대나무를 그리면 참새가 날아와 대나무 가지에 쉬고 간다는 일화도 있다. 하루는 소동파에게 대나무 그림을 부탁한 문인이 있었다. 마침 먹이 떨어졌다. 붉은 물감으로 대나무를 그려주었다. 그림을 받아든 문인은 붉은 대나무가 세상에 있느냐, 반문했다. 소동파는 그렇다면 검은 대나무는 어디에 있느냐고 재치의 답을 했다.
중국에서 소동파의 대나무는 부르는 것이 값이라고 한다.
황금찬 시인은 시인이 한 말은 과장도 아니다. 거짓도, 사기도 아니다. 다만 시(詩) 창작 부분이라 말했다. 시인이 아닌 사람이 과장과 거짓을 말하면 사기가 된다는 사족을 달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조금은 오래된 영화 <와호장룡>을 기억한다.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중국계 감독 중 한명인 리안 감독이 만든 명화다.
<와호장룡>의 대나무 배경을 보는 관객들에게 일대 충격을 준다. 더욱이 유럽의 관객들에게는 동양의 대나무에 고무되기도 했다. 아름답고 장대한 중국의 배경은 물론, 대나무 밭 사이를 배경으로 하는 무술영화는 수 십 번을 봐도 다시 보고 싶은 명장면이다. 주윤발 양자경 장쯔이가 대나무 위를 거닐며 펼치는 무술은 신의 경지다. <와호장룡>을 본 관객들은 대나무 밭만 머릿속에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리안 감독은 일약 <와호장룡>으로 할리우드에서 인정받는 감독이 된다. 아카데미상 10개 부분 후보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한다. 아카데미 역사를 통틀어 비영어권 영화로는 6번째로 작품상 후보가 된다.
<와호장룡>에 비유할 영화가 아니지만 <연인>이라는 영화에서 대나무밭의 배경은 너무나 비장하다. 무술로 펼치는 러브스토리는 숭고하고 거룩한 느낌의 서사시다. 대나무는 여름과 겨울의 나무다. <연인>에서 눈 내리는 겨울 대나무에서 펼치는 모습은 동화속의 그림과 같다.
장이모 감독의 <연인>과 리안이 만든 <와호장룡>은 탄탄한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대나무라는 배경이 관객들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유럽과 미국의 영화는 아스발트와 고층건물의 배경이 많다.
<와호장룡>과 <연인>의 영화의 흥행에 성공은 할리우드에 부는 오리엔탈리즘 열풍이 일게 하였다.
한편의 영화는 수많은 논문을 뛰어 넘어 서양인들기에 이른다. 문제는 이러한 배경에 대나무의 역할이 컸다.
탄탄한 시나리오도 중요하다. 하지만 대나무와 같은 나무의 역할도 중요함을 알게 한다. 대나무는 수 십 년의 바람을 뿌리에 간직한다는 주장도 있다. 더위가 심하면 수 십 년 된 바람을 지구에 내 놓는다고 한다. 그래서 대나무밭을 정원으로 하면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지구의 환경문제를 대나무밭에서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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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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