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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었다 얻은 아들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19년 05월 15일(수) 16:27 가+가-
1669년은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빛의 화가’라 불리는 렘브란트(1606~1669년)가 속세의 영욕으로 얼룩진 질곡의 삶을 마감한 해였다. 한때 성공한 화가로서 부를 누리다가 아내와 자식을 비롯해 모든 것을 잃고 경제적으로 완전히 파산한 채, 한 초라한 집에서 임종을 지키는 이도 없이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이런 고독과 궁핍한 생의 말년에 임한 화가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완성한 위대한 종교화가 바로 ‘돌아온 탕자’이다. 그림의 주제는 성경 누가복음 15장의 ‘되찾은 아들의 비유’이다. 술과 여자 등 정욕을 좇다 모든 것을 탕진하고 돼지 먹이로 연명하다 결국 아버지에게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림에는 돌아온 아들을 환대하는 떠들썩한 잔치나, 탕자를 통해 방종한 삶의 파국을 경고하는 메시지의 극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다만 모든 것을 탕진한 아들을 감싸 안은 아버지의 따스한 온정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를 떠날 때의 화려했던 옷은 낡았고, 멋지고 탐스러웠을 머리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아들이 아버지 앞에 죄를 뉘우치며 무릎 꿇은 채로 울고 있고, 그를 그윽하게 포옹하는 아버지의 모습만이 존재하는 그림이었다.둘째 아들은 자기 자신을 과신했다. 그래서 재산을 가지고 먼 나라에 갔고, 자신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방종하게 되고, 허랑방탕하게 살다 보니 재산을 다 허비하게 되었다. 그렇게 망하게 되어 돼지 치는 일을 하게 된다.
너무 배가 고파서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를 먹으면서 둘째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현실을 한탄했다. 그리고 후회하게 된다. 결국, 주려 죽을 형편이 되자 뉘우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분명 말렸었는데, 말을 듣지 않았던 나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많은 아버지를 떠나서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큰 갈등 끝에 뉘우치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아버지는 기다리고 있다가 뛰어와 목을 안고 아들에게 입을 맞춘다.아들이 말했다.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 하지만 아버지는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고 ‘살진 송아지를 잡고 우리가 먹고 즐기자’ 하며 기뻐했다.
마약중독자가 있다. 왜 마약중독자가 되는가? ‘나는 한 번쯤 마약을 해도 돼. 다시 안 하면 되지.’ 하며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끊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마약중독자가 된다. ‘나는 마약에 중독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예 마약에 손을 대지도 않는다. 사람이 왜 죄를 짓고 교도소에 가는가? 죄를 지으면 교도소에 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나는 강도질을 해도 절대로 잡히지 않아.’ 하면서 자신을 믿는 사람은 자기 생각대로 강도질한다. ‘혹시 내가 잡히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도박이나 게임중독 또한 마찬가지이다. 높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몇몇 가지를 잘하는 것이 있으면 착각을 한다.
자기 자신을 쉽게 믿어버리는 것이 불행의 시작인 것이다.
사람들은 어려움과 고통을 당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믿는 결과이다. 교만과 거만함이 여유를 가지게 되고 결국은 파멸에 도달한다. 그렇게 고통과 괴로움, 배고픔이 오면 생각을 하기 시작하고, 돼지우리에 들어가고서야 자기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허랑방탕하게 살아온 자기 자신을 뉘우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살기 위해서 마음을 돌이켜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것밖에 없음을 발견한다. 아버지는 매 순간 아들이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아들이 돌아왔을 때,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고 살찐 송아지를 잡아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였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왔을 때 모든 불행이 끝나고 행복을 누리게 되는 모습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모르는 것을 배우게 되면서 마음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잘하는 사람으로 착각을 하고, 마음이 높아지게 되어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자기 말만 옳다고 여기게 되어 쉽게 방탕하고 거만해진다. 그것은 나를 고립시키고 결국 궁핍이 오고 가난한 삶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통해 마음을 돌이키는 일을 한다. 그렇게 도움을 입을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알코올 중독자를 둔 어머니가 계신다. 그 딸은 수없이 엄마에게서 벗어나 자기 마음대로 살았다. 하지만 늘 상처와 불행이 남아서 엄마에게 돌아왔다.
딸이 어떤 잘못을 하고 돌아와도 어머니는 사랑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았다. 방탕하고 타락한 딸이 스스로는 너무 불행했지만, 지금은 어머니와 함께 있으므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이 위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 망하고 고통이 많은 시간이 있었다. 나는 매우 연약하면서 그것을 모르고 무슨 일을 해도 될 것 같은 높은 마음을 가지고 내 판단을 믿었고, 그 결과는 실패로 돌아왔다.
그런 실패들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기까지 마음이 낮아지지 않았다. 결국은 삶이 비참하게 되면서 마음이 무너지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제는 내 인생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게 되었다. 둘째 아들이 망한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아버지께로 돌아갔을 때 아버지의 사랑이 아들을 맞아주었고 아버지가 아들을 위하여 준비한 것을 함께 누리면서 아버지와 아들은 마음이 하나가 되었다. 어두움의 인생이 끝나고 밝은 인생이 시작되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성공하길 바라지 않았다.
단지 아들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는 것을 바랬다. 그 긴 세월 동안 아버지는 변함없이 아들을 기다렸다.
둘째 아들이 가장 잘하는 일은 아버지에게 돌아가는 일이었다. 자기 자신이 형편없는 사람인 것을 발견하고 지혜와 참된 사랑이 있는 아버지에게 가는 것이 행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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