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기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오는 18일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서 기존 성장 전망치인 2.6%를 유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기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은이 이번에 전망치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준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중단하고 ‘관망 모드’로 들어간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움직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14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1월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제시됐다. 지난해 10월 전망한 2.7% 수준에서 0.1%p 하향 조정한 것이다. 국내 경제가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겠으나, 설비·건설투자 조정과 고용 부진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에서였다. 그럼에도 잠재성장률(2.7~2.8%) 수준의 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경기 인식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한은은 지난달말 국회 업무보고 등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망치를 바꿔야 할 정도인지는 좀 더 짚어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보였다. 실물 지표가 부진하긴 하지만 성장세가 급격히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생산·투자·소비 등 경기지표는 대체로 부진하다. 지난 2월 전산업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1.9% 하락했다. 지난 2013년 3월(-2.1%)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도 10.4% 고구라졌다. 지난 2013년 11월(-11.0%)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도 전월보다 0.5% 내렸고, 반도체 부진 속 수출도 지난 3월 전년동월대비 8.2% 감소하며 내림세를 지속했다.
대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들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기존 2.3%에서 2.1%로 낮췄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도 2.4%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등도 2.5%로 한은의 전망보다는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고려해 한은이 성장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슷한 맥락에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유지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계속 감소하고, 투자와 소비도 둔화하는 흐름”이라며 “실질적으로는 성장률이 2.6%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직 정부의 추경 등이 남아있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성장전망을 하락하면 경기가 안 좋아졌다는 시그널로 읽혀 금리인하 기대가 살아날 수 있다”며 금리인하 기대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묶어둘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번은 아니지만 올 하반기에는 성장률 전망치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상반기에는 숨을 고르고, 추후 나오는 경기지표 등을 감안해 7월께에는 성장 전망을 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초부터 예상보다 저조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도 물가상승률이 공급측 하방 압력이 완화되면서 하반기 1%대 중반 수준으로 회복되겠으나 당분간 1%대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4%다.
기준금리는 1.75% 수준으로 동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중단되고, 국내 경제의 하방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릴 만한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선뜻 꺼내기는 어렵다.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시장 과열 등 금융불균형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어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단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경제 흐름이나 물가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됐다. 같은 연구원 배민근 연구위원은 “저물가를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나 실물경기 등을 고려해 금리인하 주장을 제기하는 위원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