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바니에르 유럽연합(EU) 측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영국이 ‘2단계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안’을 수용할 경우 약 1년간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니에르 대표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단계 백스톱안’을 수용할 경우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EU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U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바니에르 대표는 EU 27개국 정상들이 다음 달에 합의안을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제안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바니에르 대표가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이 브렉시트 계획에는 2020년 12월까지 21개월로 합의된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1년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단계 백스톱안이 채택될 경우 영국과 EU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새로운 관세 협정을 맺을 수 있으며, 북아일랜드 국경을 둔 갈등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 측은 백스톱안과 관련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EU 정상회담이 열리는 17일까지 합의문 작성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룩셈부르크 장관에 따르면 바니에르 대표의 ‘2단계 백스톱안’에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을 열어놓는 방안이 담겼다. 즉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만을 EU 관세 동맹에 남도록 하는 기존 안과 영국 전체를 일정 기간동안 관세 동맹에 두는 2가지 방안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FT는 영국과 EU의 별도 관세 협정은 브렉시트가 완전 체결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단계 백스톱’의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한 관계자는 “전환기간 연장과 2단계 백스톱은 브렉시트 협정의 다른 모든 부분에서 합의가 된 후에나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 관계자는 “이번 제안은 우리가 영국을 돕기 위해 어디까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 연장안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져, 하드 브렉시트 찬성파인 보수당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메이 총리에게 ‘구체적 제안’ 요구할 것이라고 발언해 메이 총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전환기’란 영국이 2019년 3월 29일 EU를 탈퇴한 이후 일정기간동안 이어지는 일종의 ‘적응기’를 말한다. 영국과 EU는 지난 3월 2020년 12월말까지를 전환기로 합의한 바있다. 따라서 전환기는 2019년 3월 29일부터 시작돼, 2020년 12월 31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이 기간동안 영국에 들어오는 EU 시민들은 현재와 같은 권리를 그대로 유지할 수있다. EU 회원국에 들어가는 영국 시민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 이 기간동안 양측은 제3국과 독자적인 무역 협상을 하고 서명,비준할 수 있다. 영국은 EU의 무역 협상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