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호우 등의 재해 대책을 전담하는 이른바 ‘방재성’ 신설이 총재선거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유력 포스트 아베 주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서일본지역에서 폭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방재성’ 신설을 더욱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 21일 도야마(富山)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재해대국인 일본에서 (재해) 전담 장관이 없어도 되냐”고 역설하면서 방재성 신설을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방재 담당장관을 다른 부처 각료가 겸임하는 것이 전례로, 현재는 오코노키 하치로(小此木八?) 국가위원장이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이시바 전 간사장이 3년 전부터 방재성 신설을 주장해 왔지만 서일본지역 폭우 피해 이후 더욱 자주 언급한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에 비해 지방에 강한 이시바 전 간사장이 독자적인 방재정책을 호소하며 아베 총리와는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에 호응하는 지원군도 나타났다.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은 지난 16일 교토의 폭우 피해지를 둘러본 뒤 방재성 신설 필요성을 언급했다. 자민당 내 3대 파벌인 다케시타파 수장인 다케시타 총무회장은 차기 총재선거에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아직 표명하지 않았다. 이시바 전 간사장과의 접촉설도 꾸준히 제기돼 이번 총재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다른 포스트 아베 주자들은 방재성 신설에 소극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21일 야마가타(山形)시에서 기자들에게 재해와 관련해 지자체 및 소방청의 구체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면서도 “전담 조직을 꾸릴지는 차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은 “(전담)부서가 있다고 해서 자연재해(피해)가 줄어든다는, 단순하게 (생각할) 이야기가 아니다”며 방재성 신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방재성 신설과 관련된 논란이 이번 폭우 피해에 대한 정부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는데 대해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1일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의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피난소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피해 주민의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자리한 오카야마현 지사가 주민들에게 체육관에 설치된 에어컨을 가르키면서 “총리가 푸시해서 지원한 것”이라고 하자, 아베 총리는 “구마모토(熊本)의 경험이 있어 빨리 (해야한다)고 생각해서”라고 답했다.
재해 발생시 지원물자를 자치단체 요청 전에 바로 보내는 ‘푸시형 지원’은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 때 본격 도입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시찰 후 기자들에게 “‘푸시형’으로 피난소의 환경 개선, 가설 주택의 확보 등 세심한 생활 지원 및 재건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