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교환하며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면서 양국 증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상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미중 증시는 3분기에도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세계 주요국 시장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 24일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23%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선전성분지수도 22% 떨어졌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중국 증시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웰스파고의 전략가들은 무역 전쟁이 현재보다 심화될 가능성을 10% 정도로 보고 있지만, 문제가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도 10%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국간의 무역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80%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무역전쟁 관련 불확실성은 계속 중국 주식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피터 도니사누 웰스파고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안전벨트를 매야할 때”라며 “조기 해결과 무역 전쟁 사이에서 긴 협상을 하게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된다면 점차 둔화되고 있는 중국의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의 전략가들도 중국의 긴축과 무역 전쟁 우려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블랙록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성장과 기업 실적은 견실하지만 세계 무역 붕괴는 중국의 경기 후퇴는 물론 지역 전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미국 증시도 올해 상반기에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1월 26일 고점을 찍은 뒤 4% 가량 하락했다. 미국 경제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의 심리를 주도한 것은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였다.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미국이 지난 6일 중국과 각각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관세 조치를 교환하면서 기업들의 우려감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자동차, 항공기 등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이미 수입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유럽연합(EU)의 보복 관세를 피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대중 관세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더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의 영향은 2분기 수익에는 반영되지 않겠지만 3분기 실적 발표때부터는 그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