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을 추락시킬 것이란 우려와 미국이 떠맡아 온 부담을 덜어줄 것이란 긍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주최로 열린 ‘미국의 글로벌 역할의 미래’(The Future of America’s Global Role)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들이 제시됐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없는 외교 정책이 동맹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으며 미국과 이해 관계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들이 세력을 키울 여지를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더 이상은 미국이 모든 문제를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을 전 세계에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미국이 혼자 떠 안은 책임을 분담해야 할 때가 왔다는 설명이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로렌 데종 슐만 부국장은 “미국이 신뢰할 만한 파트너이며 많은 국가들이 본받을 만한 나라라고 보던 관점이 믿을 수 없는 파트너라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슐만 부국장은 미국이 지금과 같은 배타적인 외교 정책을 계속 추구한다면 중국과 러시아 같은 경쟁국들이 글로벌 정치경제 시스템의 리더십 공백을 채우려고 달려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더 이상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할 수 없다며 미국 내부적으로는 자국 우선주의 노선을 천명하고 국제사회에는 책임 분담을 촉구해 동맹들을 긴장하게 했다.
그는 유럽 동맹들과 유엔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달 이란과 국제사회가 맺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한 데 이어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며 일방주의(unilateralism) 외교를 행동으로 옮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혼자 만드는 새로운 세계 질서’라는 기사를 통해 이란 핵협정 탈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공격적 일방주의’의 극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FT는 JCPOA 파기와 파리 기후협약 탈퇴,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 같은 정책은 모두 미국의 주요 동맹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갈수록 ‘미국 고립주의’처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의 일방주의는 절대 ‘무상’(cost-free)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미국이 동맹들 지지 없이 모든 문제를 군사력 사용이나 경제 재재로 대응하는 것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이나 국제법처럼 ‘원칙에 기반한 시스템’에 의지하기를 거부하고, 미국이 규칙을 정한 뒤 다른 나라들도 따르기를 강요하는 ‘힘에 따른 질서’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