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4개국 순방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요르단 암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일 평양선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본격화했지만 일본 언론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2일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와 관련해 자세한 보도 및 분석을 하지 않았으며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에서 “졸속대응을 삼가하고, 북미정상회담 동향을 살펴보면서 실무협상을 하라”고 주문했다.
일본이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골든위크라는 대형 연휴에 들어간 영향도 있겠지만 연이어 터지는 스캔들로 최대 정치적 위기에 빠진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대화를 돌파구로 마련하기 위해 북일대화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1일 요르단 암만에서 NHK방송이 생중계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는 일북 평양선언에 따라 납치· 핵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 국교정상화를 하겠다는 일관된 방침을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아베 총리의 발언은 ‘평양선언’을 전면에 내세워 납치·핵문제와 북일 국교정상화를 북일 협상 테이블에 같이 올려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며 이를 통해 북한을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게 하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일본은 선(先) 핵·납치문제 해결, 후(後) 북일국교정상화의 정책을 유지해왔다.
요미우리는 2일자 사설에서 이와 관련해 앞으로 “일본 정부가 납치의 전모를 밝히고 피해자들을 빨리 귀국시키겠다는 북한의 정치적 판단을 어떻게 끌어내는지가 중요하다며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불성실한 대응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신문은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되고 있는 한국과 미국에 비해 “일본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북일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졸속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화 공세에 현혹되지 말고 먼저 북미정상회담의 동향을 살펴보면서 실무협의를 하라”고 주문했다.
아베 총리의 본격적인 대북 대화 행보에 여론의 눈초리가 그리 곱지만은 않은데다가 현실적으로 북일 양국이 만족할만한 납치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의식했는지 아베 총리는 1일 요르단 암만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북일정상회담 조기 개최도 시야에 넣은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은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