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북일정상회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3일 요미우리신문은 북일정상회담의 물밑 교섭은 총리관저에서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며, 정상회담 사전조정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방북요청을 받은 관료도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간 만남을 통해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만큼 일본 정부가 본격적으로 북일정상회담 모색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남북·북미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면 일본의 현안인 납치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을 우려해 일본이 직접 나서는 측면도 있는 듯하다.
아베 총리는 오는 18일부터 이틀(미국시간 17~18일)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개최되는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일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는 등 납치문제를 국민들에게 환기시키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30일 총리관저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 피해자 전원이 귀국할 수 있게 협력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북일정상회담 등의 국면 전환을 대비해 일본 정부가 국민 여론을 정비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북일정상회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지만 성사까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납북 일본인 피해자 문제에 대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끌어내야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인정한 납치 피해자는 17명이다. 그중 2002년 고이즈미 전 총리와 함께 귀국한 5명을 제외하면 12명이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북한은 8명이 이미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북한에 입국한 적이 없다고 맞서왔다. 그러다 2014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과 일본이 납북 일본인 피해자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하기로 전격합의하자, 일본 외교가에서는 일부 납치 피해자의 귀국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인정한 17명 중 1명과 인정받지 못했지만 납북 가능성이 높은 특정실종자 중 1명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면서 일본이 독자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등 대북 압력 노선을 본격화하면서 북일간 스톡홀름 합의는 흐지부지됐다. 따라서 납치 피해자의 귀국 실현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북일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한, 그리고 북미 관계에서 대화 분위기가 급작스럽게 일어났듯이 북일 관계도 어느순간 대화 국면으로 급반전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보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