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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목련화의 봄
최창일 광운대 명예교수 ·한국문인협회대변인
작성 : 2018년 02월 27일(화) 17:02 가+가-
박물관의 정자 옆에 오버바타목련 한그루가 12m 큰키의 위용을 자랑하며 서있다.
새순이 나와 연두, 노랑, 갈색의 두툼하면서 다양한 색상을 보인다.
꽃이 피면 향기가 깊다. 꽃이 지면 열매는 적색을 띄고 있다. 큰 열매와 함께 꽃 장식을 한다. 손바닥보다 더 큰 잎은 수백개가 떨어져 회색빛으로 정자지붕을 덮는다. 마치 스스로 장식을 하겠다는 의미일까.
아무렇지 않게 정자의 지붕위에 누워있는 모습이 수년의 꽃 장식가의 수준을 넘는 듯 자연스럽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장식을 보이는 목련의 잎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가슴과 눈에 넣을 뿐, 말이 없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가장 좋은 작품 앞에서는 감탄사나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치 않다는 것을.
연애소설의 백미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순순한 사랑을 기억한다. 박목월 시인은 목련꽃아래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4월의 노래>라는 가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순수한 가사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멀리 떠나온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힌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박목월의 명시다.
목련꽃의 전설 북쪽 바다지기를 사모한 하늘나라의 공주가 어느 날 남몰래 먼 길 그를 맞았다. 바다 지기에겐 이미 아내가 있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임을 깨달은 공주는 절벽 아래로 뛰어 내려 목숨을 끊었다. 뒤 늦게 이 사실은 알게 된 바다 지기는 시신을 거두어 묻어 주었다.
그 이듬해 봄, 공주의 무덤에서 하얀 목련이 피어났다는 전설이다.
많은 시인이나 미술인들은 목련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그 만큼 목련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꽃이라는 것이다.
목련이 가을부터 준비한 붓 모양의 꽃눈은 정절의 상징 은장도에 비유한다.
어떤 이는 도끼를 든 모습이라고도 한다. 모두가 관심이 많기에 이런 저런 비유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목련은 한라산이 고향이다. 그러나 자생지는 거의 파괴되었고 전국적으로 정원에 감초처럼 서있다.
진도의 석교초등학교에는 둘레가 280센티의 100년 된 목련이 있다. 우리가 자주 만나는 목련은 백목련이 많다.
토종 제주목련은 잘 살지 않고 중국이 원산인 백목련이 널리 퍼져있는 것은 다소 아쉬움이다.
사람도 다문화의 시대에 한국의 토종을 그리워하는 것은 다소 뒤진 감각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식물을 연구하는 입장에선 우리 것에 대한 연민은 인간의 마음인가 보다.
목련의 잎들을 모아 유리그릇에 세워서 꼽고 챙미래열매 덩굴 몇 줄기만 수평으로 왔다 갔다 하면 멋진 테이블 장식도 된다.
버릴 것이 없는 목련은 향수를 만드는 꽃이 그리 많지 않는데 쟈스민, 라벤더, 장미, 오렌지, 오이칼립투스 등에 속한다. 향수는 꽃잎을 물에 담근 뒤 그 물을 끓여 원액을 뽑아내는 것이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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