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戊戌年도 맹견은 조심해야
고운석 시인·주필
작성 : 2018년 01월 15일(월) 16:40 가+가-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색 개띠 해다. 개는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로 통한다. 고고학적으로 개는 3만여년 전인 구석기 시대부터 인간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58년 개를 사육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남아있다.
가축화된 여러 동물 가운데 인간과 가장 가까운 개는 ‘사육’과 ‘애완’을 넘어 ‘반려’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개띠 해를 맞아 인간과 개의 관계를 조명하고, 개의 의미를 살펴보는 특별전 ‘공존과 동행, 개’를 개막했다. 전시는 개를 ‘인간의 수호 동물’과 ‘인간의 반려동물’이라는 두가지 주제로 접근한다.
십이지신 가운데 열한번째 수호신인 개는 악귀를 쫓고 인간의 거주공간을 지키는 존재였다.
개는 서북서(西北西) 방향을 지키는 방위의 신이자 오후 7시에서 9시를 담당하는 신격(神格)의 상징이었다. 전시에 공개된 ‘청동제 십이지축(十二支錘)’는 이러한 개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개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동물로도 여겨졌다. 조선 중기 문신 이경전(1567~1644)이 지은 시 ‘견폐’에는 “특이한 것을 보고 놀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개는 어찌 아무것도 없는데 저리도 짖을까”라는 시구가 있다.
당대의 사람들은 개가 사귀(邪鬼)나 재앙을 감지하여 막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새해 임금이 신하들에게 하사하던 그림인 세화(歲畵)와 부적에는 개가 빠지지 않았다. 사악함을 물리치는 개를 표현한 ‘눈이 셋 달린 개 그림’(三目狗)은 부적처럼 지니기도 했다.
개는 수호신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다방면에서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였다. 집을 지키는 것은 물론 사냥을 도왔고, 특유의 명랑함으로 즐거움을 줬다.
무엇보다 개는 ‘충견’으로서 인간의 곁에 머물렀다.
사도세자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견도’를 비롯해 ‘경직도’와 ‘평생도’는 이러한 개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개가 인간과 함께 생활하면서 호칭에도 변화가 생겼다.
가장 대표적인 호칭이 ‘바둑이’다. 그런데 최근 사람이 개에 물려 사망하는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한데도 “우리 개는 안 물어요”다. 외국도 마찬가지인데, 2008년 7월 세계가 놀랐다.
11세 브라질 소년 가브리엘이 사나운 핏불종 개를 문 사건이 일어났다. 친척집에 놀러 갔던 가브리엘은 개가 갑자기 달려들어 물자 개의 목을 휘감고 같이 물었다. 힘껏 물다 송곳니까지 부러졌다.
이 소식은 전 세계로 타전됐고 가브리엘은 ‘개를 문 소년’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19세기 미국의 언론인 찰수 대너는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안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고 했다.
뉴스의 신기성과 희소성을 강조한 과장법이지만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 요즘은 개에 대한 뉴스 가치가 바뀌었다.
반려동물이 급증하다보니 이웃간 분쟁과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빈발한다. 개인적으로 산행 때 마추치는 반려견이 참 싫다. 지난 해에도 금당산 정상 근처에서 커다란 개 두마리를 만났다. 목줄도 없었다. 온몸이 오르라들었다. “우리 개는 순해서 안 물어요”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개 주인이 얄미웠다.
산에서 내려와 휴대전화 SNS를 보니 ‘사람 문 반려견’ 사건으로 와글와글했다. 서울 시내 유명한 식당 한일관의 50대 여성 대표 김모씨가 이웃집 개에 물려 엿새만에 패혈증으로 숨졌는데, 그 개 주인의 신상이 털린 것이다.
배우이자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인 최시원씨였다. 비극은 작년 9월 30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났다.
김씨는 가족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든 프렌치불도그에게 정강이를 물렸다고 한다. “피해자가 숨진 날 최씨가 그 개의 생일 파티를 열었다” “불도그가 경비원을 문 적도 있다”는 식의 미확인 ‘카더라’가 SNS를 누볐다. “개를 당장 안락사 시켜라” “최씨 가족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주장도 있었다. 개물림 사고만 연간 1000건이 넘고, 집안 진도개가 한 살 배기를 물어죽인 사건에 아랑곳없이 “우리 개는 천사”라는 착각 속에 산다.
이처럼 개는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로 인식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비천한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못된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 등의 속담이 있다. 개 물림 사고는 인간의 지배욕이 부른 화이다. 맹견은 천사가 아니다. 충견만 생각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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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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