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가 이제3주밖에 남지 않았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성탄트리와 케럴송이 더욱 사람들의 들뜬 마음을 바쁘게 한다.
한 해의 마지막 후반부를 보내면서 지난 1년 동안 우리사회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그 얼마나 많았던가 생각해보면 실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우리 인생의 후반은 이제까지 살아 온 삶의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정리하며 즐기며 베푸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아는 것도 모르는 척, 본 것도 못 본척, 넘어가고 내 주장만을 내세우며 누굴 가르치려 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너무 세상을 오래 살았다느니 이제 이 나이에 무슨 일을 하겠느냐는 등등 스스로를 죽음으로 불러들이는 어리석은 짓도 해서는 안 된다.
내년부터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을 허용하는 일명 ‘존엄사법’이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환자는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심폐소생술이나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을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인간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자기결정권을 제도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편 죽음학(Thanatology)에서는 ‘인격적 죽음’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임종환자와 가족 간에 애절하지만 따뜻한 사별의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의술의 힘에 의지해 더 오래 살것처럼 가장하지 않고, 죽음을 인정하고 수용하여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사랑과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이다.
죽음과 유가족(Death and Bereavement)에 관한 교과서 저자들은 임종환자가 겨우 말귀를 알아듣는 2~3살짜리 아이라 하더라도 인격적 죽음을 맞이할 수 잇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말 죽음은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주제이다.
인간의 생애발달에 있어서 ‘자아’는 여러 단계를 거쳐 발달한다.
즉, 자아는 아동기에서 출발해 노년기에 이르도록 자율성- 자아존중감-자아정체감-자아실현-자아통합-자아초월의 형태로 변화되어 인간을 성숙하게 만든다.
성인심리학 이론에 의하면 중·장년기엔 자아실현, 초기 노년기엔 자아통합, 그리고 후기 노년기엔 자아초월의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자아통합이란 자신의 과거 및 현재의 인생을 바라던 대로 살았다고 받아들이고 만족스럽고 의미 있게 생각하며 다가올 죽음을 인정하고 기다리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또한 자아초월이란 인생에 대한 전반적인 관점을 물질주의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에서 보다 우주적이고 초월적인 시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서 사회가 요구하는 자아(social self)를 벗어나 고유하고 진정한 내면의 자아(inner self)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인간은 죽음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자아초월을 생각할 수 있으니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 모른다.
죽음에 대한 준비란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과정을 이해하고 죽음 이후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는 것이다.
그동안 누렸던 지위와 성취했던 일들에 대해 감사하면서 나를 치장했던 것들을 다 벗어버리고 죽음에 대해 초연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죽음준비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제3의 인생을 지내고 나면 제4의 인생이 찾아오는데 이 시기는 4D’s로 특징지어진다. 질병(Disease)과 장애(Disability), 치매(Dementia)와 죽음(Death)이 그것이다. 축구경기에서 전후반전을 훌륭히 마치고 연장전에 돌입한 경우는 쉽지 않지만 그럴 경우 연장전에서의 마지막 결승점을 뽑는 것은 후배들에게 양보하거나 도움을 주고 경기를 마무리할 때 멋진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고 박수를 받게 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인생의 마무리에 대해서도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유익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