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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륵의 쫓기는 망명(亡命)도 여행 이었다
최창일 광운대 명예교수·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작성 : 2017년 09월 12일(화) 17:19 가+가-
쫓기는 여행가. 이미륵은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 저자다.
그의 소설은 독일에서 오늘 날까지 중고등학교(바이에른 주와 헤센 주에서 5종이나 됨)의 교과서에 실리고 있다.
2008년 한독수교 125주년을 맞아 SBS에서 독일 방송사 BR이 공동으로 제작한 <압록강은 흐른다>는 120분 기획드라마다. 같은 해 연출을 맡은 이종한 감독에 의해 다시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 했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를 토대로 제작되었다.
1946년 독일에서 발표된 작가 이미륵의 자전적 소설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교과서에도 실린 이미륵이라는 이름은 잊혀진 이름일 수 도 있다. 그러나 그는 ‘라일강’의 독일에 동양의 ‘압록강’을 흐르게 한 작가다.
이 모든 것이 여행을 통하여 이루어진 결과다.
이미륵은 1899년에 황해도 출생하여 1951년 독일에서 영면(永眠)한다.
이미륵의 이름은 30세가 넘은 어머니가 불가에서 기도한 덕에 태어났다는 뜻에서 미륵이라는 불교적 느낌의 이름이 지어졌다(여권의 이름은 이의경(李儀景.별명은 정쇠). 청년 이미륵은 조국의 독립운동에 나선다.
그러다 일경에 쫓기는 신세가 되자 안중근의사의 조카 봉준씨의 소개로 마르세유를 거쳐 1920년 독일 망명에 이른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의학을 전공한다.
1928년 뮌헨대학에서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전공과 다르게 그는 뮌헨대학의 동양학부에서 강의를 한다. 사진 촬영에도 일가견이 있어 틈틈이 여행에서 만든 사진을 독일의 여러 신문에 기고한다.
이미륵이 독일에서 얼마나 인격자로 살았는지에 관한 일화가 있다. 전후 독일경제 사정은 한국의 50년대와 같았다.
시민들은 배급을 받아서 생활한다. 이미륵도 예외가 아니다. 하루는 그가 받는 보급 표에 한 장이 더 딸려 들어왔다.
이미륵은 주저 없이 반환한다. 이런 이 박사를 두고 신문은 미담으로 소개 한다. 가짜 보급 표까지 나돌던 궁핍한 시기에 조선의 선비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망명의 여행객 이미륵은 조국에서 이미 결혼한 처지였다.
쫓기는 여행자, 이미륵은 조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홀로 생을 마감한다.
조국을 떠나기 전 아들을 낳았으나 그의 아내와 아들은 지금까지 소식을 알 수 없다.
그가 남긴 40여 편의 소설은 독일인에게 ‘코레아’를 올바르게 인식시켰다. 그는 우리민족과 문화를 어느 외교관보다도, 어떤 선전보다도 더 마음속 깊이 넣어준 여행망명가라고 볼 수 있다.
고인은 아직도 그래펠핑 묘지에 영면하고 있다. 묘지 관리비는 그의 친지들이 내주고 있다.
독일인들은 이미륵을 보면서 동양, 특히 한국사람은 모두가 진실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묘소를 관리하고 있는 교포인 송준근 옹에 의하면 한국정부와 교포가 모아 정원이 널찍이 보이는 양지 바른 곳으로 1995년 이장했다고 전한다.
독일인이 묻히는 평수보다 세배의 넓이로 묘소가 만들어 졌다. 사연 많게 살아온 이미륵의 사후 인격도 존경을 받는 것이다.
이미륵이 위암으로 죽음을 앞둔 시간에는 독일인 여자 친구 에파크라프트란이 돌봐주었다.
그 또한 이미륵의 인품을 한없이 존경했다고 한다. 2008년 문인협회에서 해외문학상을 주기위하여 갔을 당시 에파크라프트란의 나이가 94세 였다.
지금은 생존의 가부를 알 수 없으나 이미륵의 생존 시에 매우 가까운 친구였으며 위로 자였던 것으로 보였다.
다시, 이미륵의 작품이야기를 나누며 마무리한다. 이미륵의 선구적인 공적은 독문작품을 통해서 한국 및 동양사상 그리고 우리문화를 서구에 전도한 점이다.
그는 30년이라는 장기간 유럽 여행 속에서 결코 동양적인 것을 경시하지 않고 서구의 기계주의 문명에다가 한국 사상을 우아한 스타일로 투입시킨 망명의 아름다운 여행가다.
1927년에는 <한국어 문법>(미발표)을 탈고 하여 한글의 우수성을 자부해 보이려 하기도 했다.
1930년대는 독일의 문예잡지 <아틀란티스>에 한국을 주제로 한 작품과 한국의 사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미륵을 통하여 쫓기는 망명도 여행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게 된다. 인간에게 진지한 진화의 기회는 여행이다.
떠나고 싶은 자 주저 없이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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