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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강부인의 자녀교육
김철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작성 : 2017년 09월 10일(일) 17:26 가+가-
옛날 노나라에 경강이라는 부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일찍 남편을 잃었으나 과부로서 힘든 삶을 살면서도 지조를 굽히지 않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 문백을 양육하는데 성심을 다했다.
다행스럽게 아들은 공부를 잘해 나라에서 모집하는 관리를 뽑는 시험에 합격하여 비록 지위는 낮았지만 고향에 있는 또래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문백이 어느 날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뵙기 위해 고향을 찾게 되었는데 이 소식을 듣게 된 고향친구들이 마중을 나가 문백을 환영하고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들 문백이 친구들과 함께 마루를 오르는 모습을 보니 어머니의 눈에는 아주 가관이었다.
친구가 아들 뒤에 서서 계단에 뒤따라 오르고 아들이 계단에서 내려오자 친구는 먼저 내려와 기다렸다가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친구들이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간 뒤 아들 문백을 불러 호된 꾸지람을 했다. “제나라의 환공은 항상 주위에서 조언을 해주는 벗이 세 사람이었고 잘못을 충고해주는 신하가 다섯이었으며, 또 날마다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주는 이가 서른 명이나 되었다. 그리하여 능히 천하를 평정할 수 있었다. 또한 주공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입에 든 음식을 뱉어가면서 자기를 찾아오는 손님을 정성껏 영접하였고, 머리를 감다가도 세 번씩이나 물에 젖은 머리를 움켜쥔 채 손님을 맞이하였다.
그렇게 처신을 하여 능히 주나라의 왕실을 튼튼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너는 나이도 어리고 지위도 낮으면서 고향 친구들을 하인 다루듯 했으니 어찌 너를 군자라 하겠느냐!”어머니의 호된 질책을 듣고 아들 문백은 자기의 잘못을 깨달아 사죄를 한 후 가슴속에 새겼다.
훗날 문백은 노나라에서 꽤나 높은 벼슬을 얻게 되었다.
어느 날 문백이 고향집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찾아뵈니 집안에서 베를 짜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본 아들 문백은 황급히 어머니께 달려가 말씀드렸다.
“어머니께서 베를 짜고 계시다니요. 집안 어른들로부터 저를 불효자라고 노여움을 살까 두렵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난 어머니는 버럭 화를 내시면서 아들을 꾸짖었다.
“노 나라가 망하려는 것인가? 내 아들 같은 놈에게 벼슬을 맡기다니,” 아들 문백은 어머니의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어머니는 자세를 바로 잡고 아들 문백을 꿇어앉힌 후 이렇게 말했다.
“듣거라, 왕후는 임금의 관에 다는 끈을 짜고, 제후의 부인은 관위에 씌우는 천을 짜며, 장수의 부인은 남편의 군복을 만들고, 선비의 아내는 관복을 짓고, 평범한 아녀자는 남편의 옷을 만드는 법이다. 나는 지금 과부이고 너는 아직 낮은 관직에 있다. 하물며 내가 이까짓 베를 짜는 것으로 게으름을 면하고 있는데 어떻게 죄를 씻을 수가 있겠느냐!”며 야단을 치셨다.
이 이야기는 열녀전에 나오는 고사이다. 자식이 어렸을 때 그 자식으로부터 덕을 바라는 부모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단지 건강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주기만을 바랄뿐이다.
하지만 자식이 성장하여 성인이 되고 좋은 자리에 앉게 되면 그 덕이 부모는 물론 가족전체에 미치기를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다.
부모는 자식이 얻은 부귀나 그 어떤 것 보다 자식의 성품이 떳떳함을 자랑하여야 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한 아들이 사회로 나가 자수성가를 하고 그 자식은 늘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며 힘들게 번 수입을 사회 이곳저곳에 기부함으로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칭찬을 받게 되어도 친 부모에게는 별로 달갑지가 않다.
다른 사람의 자식이 그러는 것은 마음껏 박수를 쳐주고 고마워하면서도 막상 자기 자식이 그렇게 하면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대다수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조언을 해주게 된다.
“너무 그러지 말고 열심히 사업을 해서 돈 많이 벌어 너와 가족을 위해서 써야지 자기 앞도 못 가리면서 자꾸 기부만 하면 어떻게 해?”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것이 많을수록 자식은 바름과 맑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때로는 훌륭한 자식을 둔 부모가 오히려 자식의 깨끗하고 맑은 정신의 삶을 그르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웃도, 가족도 없이 자기만 잘 살겠다고 삭벌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이 시대에 경강부인의 자녀교육이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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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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