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본래 타고날 때부터 선하다고 주장하는 맹자의 학설이 성선설이다.
반대로 사람의 타고난 본성이 악하다고 주장하는 학설은 순자의 인성론이다.
맹자가 주장하는 관점은 윤리사상이며 순자가 주장하는 성악설의 관점은 사람이 타고난 본성자체가 누구나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싫어하며 좋은 목소리와 예쁜 용모를 탐하는 성향이 있다고 했다.
맹자의 윤리 및 정치의 중심사상으로서의 인간은 본래 선을 따르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본성을 더럽히지 말고 더욱 발전시켜 확충함으로서 인·의·예·지·신 이란 다섯 가지 덕을 쌓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맹자 5덕목’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순자는 만일 사람이 타고난 그대로의 악한 본성을 따르고 그 욕구만을 쫓아간다면 분명 다툼이 일어나고 사회질서가 어지러워져 급기야는 커다란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필자에게는 딸이 넷이 있다. 그 가운데서 둘째 딸이 그동안 학업을 계속하느라 혼인이 다른 딸들에 비해서 늦어졌지만 최근 약혼식을 갖고 오는 10월말쯤 결혼식을 갖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딸은 평소에도 자기는 결혼을 해도 광주권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부모님이 계시는 친정과의 거리가 1시간 이내의 거리에서 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자기가 태어나 자라고 성장하고 학업을 지속했던 고향을 사랑한다는 뜻도 있고, 낳아서 그동안 길러주신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사는 것도 싫다는 효심이 배어있는 생각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좋은 남자를 만나서 사귀게 되고 양가 부모의 동의와 허락을 받고 이제 결혼을 눈앞에 둔 약혼자 관계로써 새로운 살림을 꾸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던 중 며칠 전에 딸이 겪은 일이다. 새 살림을 시작할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곳저곳 발품을 팔며 돌아다니다 부동산중계소의 소개로 학동근처의 한 아파트를 둘러보고 마음에 들어 계약하기로 했단다.
그런데 이제까지 그 아파트에서 살던 주인은 집안청소를 깨끗하게 해 놓은 뒤 누가 이사 올지는 모르지만 이 아파트의 새 주인이 될 사람을 위해 한통의 편지를 직접 써서 남겨놓았던 것이다.
깨끗하게 청소된 아파트 안방에 새 주인을 기다리는 한통의 편지를 보는 순간 딸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겉봉을 뜯어 그 안에 든 편지내용을 읽어보았더니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이 아파트로 이사 오 시는 분이 어떤 분 이실지 모르지만 저는 어렵게 마련한 이집에서 10년 세월을 사는 동안 온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사업도 잘되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크고 좋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으로 이사 오시는 분께서도 저와 같이 분명 사업도 잘 되시고 발전하셔서 몇 년 후에는 저와 같이 더 좋은 집으로 늘려 나가시길 바랍니다. 꼭 그렇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자기가 살던 아파트에서 이제 신혼살림을 시작할 딸에게 전해주는 축복메시지였던 것이다.
이 한통의 편지에 감동한 필자의 딸은 곧 바로 집주인에게 연락을 취하여 다음날 부동산중계소에서 만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전 주인 아주머니는 또 한 번 감동을 주었다는 것이다.
자기도 어렵게 남의 집 셋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는데 주인집이 너무나 인색하게 하는 것을 보며 나중에 내가 집주인이 되면 세 사는 사람에게 좀 더 친절하고 후하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딸이 치러야 할 집 매매대금에서 100만원을 감해주면서 그 돈으로 부동산 소개료를 대신해준 것이다.
인정(人情)이란 남을 동정하고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이다.
사람이 본디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심정, 그리고 약한 자를 편드는 것을 말한다.
또한 정(情 )이란 본성으로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하는데 빛고을 광주에 사는 평범한 아주머니의 정겨운 손 편지 한 통과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인정의 꽃을 피우는 넉넉한 마음을 느끼면서 필자의 딸은 몇 번이고 이래서 전라도는 살만한 고장이고 광주는 인정이 넘치는 고장이라며 전 주인 아주머니의 선행에 최고라는 의미로 양 손의 엄지손가락을 몇 번이고 추켜세웠다.
그리고 이사를 하고나면 다시 집으로 한 번 초대를 하든지 아니면 꼭 인사를 다녀와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