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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미국 소아과 의사 벤자민 스파크 박사가 있었습니다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17년 07월 26일(수) 17:48 가+가-
1946년 미국의 소아과 의사 벤자민 스포크 박사가 쓴 『Baby and Child Care』라는 책에는 ‘아이가 울면 젖꼭지를 물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청교도 신자들이던 미국의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육신의 욕구대로 살지 않고 ‘자제’하는 법을 가르쳤고 아무리 울어도 젖꼭지를 안 물리고 시간에 맞춰 젖을 먹였습니다.
그런데 스포크 박사의 글을 읽으면서 ‘이분은 소아과 의사로 우리보다 훌륭하니까 이분 의견이 맞겠구나’ 라고 생각되어 아이들 중심의 양육태도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스포크 박사는 ‘마음의 세계’를 생각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17~18살이 되면 욕구가 커지는데 자제하는 능력이 없으면 결국 자신의 욕구를 들어주지 않는 부모에게 불평하다가 부모를 죽이기까지 미워하게 됩니다.
새끼 표범이 자라서 어른 표범이 되어도 표범의 반점이나 성품이 변하지 않듯이 아이들의 본성은 악하므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자제하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산이 온통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던 낙엽이 떨어지고 눈이 내려 하얀 세상으로 변합니다.
겨울이면 땅이 얼어 수분공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나무는 나뭇잎을 낙엽으로 떨어뜨려 최대한 수분의 증발을 막는다. 대자연의 절제인 셈이다.
겨울은 혹독한 추위 때문에 동식물이 살아남기 어려운 만큼 대자연 속 동식물들은 겨울잠을 자거나 낙엽을 떨어뜨리는 등 극도의 절제에 들어갑니다.
스포크는 신생아를 엎드려 재우라고 했는데 등을 바닥에 대고 똑바로 누워서 잘 경우 토사물이 목으로 넘어가 질식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 의견이 당시 의사들 사이에 널리 퍼졌고 엄마들도 아이를 엎드려 재우기 시작했는데 1950년~1990년 사이 급증한 ‘신생아돌연사’가 스포크 의사의 잘못된 조언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1970년 즈음에만 ‘아이를 엎드려 재우는 것이 위험하다’는 조언을 했었다면 유럽과 호주, 미국에서 5만 여명의 아기들이 사망하지는 않았으리라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아이와 육아’는 1946년 출간되어 전 세계 30개 이상의 언어로 변역됐고 5000만부라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꼽히지만 세계 역사상 잘못된 책 5권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 책이 나온 이후에는 애정중심 양육법이 환영을 받으면서 1960년대에는 자기중심 사회로 변하게 되어 심각한 청소년 문제들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960년대에 이 책이 들어오면서 육아 이론의 핵심을 이루었고 애정 과잉 양육, 자녀 중심 양육으로 자기 조절력이 부족하게 되는 핵심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언론인이자 작가인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최근 뉴요커지에 실린 서평에서 “우리는 자신의 신발 끈조차 매지 못하거나, 아예 혼자 힘으로 매려고 하지 않는 신세대 어린이들을 키우고 있으며 또 부모의 지나친 과보호가 미래를 책임치고 헤쳐 나가야 할 어린이들을 무능하고 이기적이고 의존적이며 버르장머리 없는 ‘갈지자 세대’로 편입시키고 있다 ”고 비난했습니다.
자식들이 매 순간을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게 세상 모든 부모 마음이지만 자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허락하고 용인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욕구를 충족하는 삶은 행복할 것 같지만 도리어 우리를 무기력하게 한다. 청나라 말기 동치제의 어머니 서태후가 병이 들어 몸져눕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의원들이 와서 진맥을 하고 좋은 약을 써도 낫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골에서 올라온 남루한 옷차림의 의원 하나가 서태후의 병을 고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는 서태후를 진맥하더니 무씨를 달여 먹으라는 처방을 내렸습니다.
뭔가 값비싼 약재를 먹으라는 처방을 내릴 것으로 기대했던 서태후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무씨를 달여 오게 했고, 이를 먹은 결과 병이 씻은 듯이 낫게 되었습니다.
서태후의 병은 그동안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생긴 병이었던 것입니다.
내가 존경하는 한 분은 자녀들이 성인이 되기까지 한 번도 고급식당에 데려간 적이 없으며 자녀들이 원하는 것 중에 30%는 일부러 들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태권도 2단 시험을 본다고 5만원을 달라고 했는데 주지 않았습니다. “시험 보면 합격할 수 있나? 예. 그러면 너는 2단이다. 꼭 시험 볼 필요 없다.” 아들은 아쉬웠지만 아버지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어른이 되어서 아버지께 물었습니다. “아버지 그때 왜 태권도 시험을 못 보게 하셨습니까? 그 때 아버지에게는 5만원이 없었단다. 네…” 말만 하면 원하는 것을 척척 쥐어주는 아빠와 엄마가 아이들에게는 ‘나이스 대디, 원더풀 마미’로 비쳐질 수 있지만 가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한계를 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부모가 정말 좋은 아빠 엄마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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