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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근성과 들쥐들의 집단자살
김철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작성 : 2017년 07월 23일(일) 16:56 가+가-
요즘 난데없는 들쥐(Lemming)발언으로 인한 논쟁이 온 나라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오랜 가뭄 끝에 쏟아진 장맛비는 타들어가는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기도 했지만 강우량이 지역마다 차이가 많아 아직까지도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지역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느 지역은 사상유례가 없는 국지성 호우로 인해 강이 범람하고 다리가 유실되고 날벼락 같은 홍수 피해로 인해 피해 주민들은 악몽과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특히 지난봄 이래 가뭄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충청북도 지역에는 상상을 초월한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려 농사는 물론 재산피해와 함께 천하보다 귀한 인명피해까지 생겨 초비상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수해지역의 주민들을 보듬고 그들의 어려운 형편을 같이 고민하면서 복구에 전심전력을 해야 할 지방의원들이 외유성 연수회를 유럽으로 떠나면서부터 들쥐 이야기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국민들의 분노가 활화산처럼 타오르게 된 것이다.
이 들쥐근성 파문은 우리민족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말로 각인되어 왔다.
지난 1980년 8월8일 미국의 LA타임즈에 보도된 존 에덤스 위컴 2세의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인은 들쥐와 같은 민족이어서 누가 지도자가 되든 복종할 것이다. 한국 국민들에게는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데서부터 시작이 된 것이다.
또한 어떤 이슈가 생기면 너나 할 것 없이 거기에 뜨겁게 국민들의 감정이 달아올랐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냄비근성이 한국인의 특징이라고도 한다.
냄비근성이나 들쥐근성이나 맥락은 비슷하다고 볼 때 이번 충북 김학철 도의원의 발언은 공인으로서의 적절하지 못한 처신 이라는게 국민정서인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제 시행과 함께 시·도의원 682명과 시·구·군수 등 단체장 232명, 그리고 시·군·구의원 3,485명등 총 4,399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쓰여지는 국민의 혈세는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가 되지만 이들이 국민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일은 과연 얼마정도인지 피부로 느끼는 바가 미미할 정도이다.
특히 선진국견학을 통한 의원 해외연수회는 실질적인 내용으로 볼 때 외유성 해외여행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대다수의 국민들은 하고 있다.
그러나 의원의 신분을 상징하는 뱃지 하나 양복 깃에 달고 거드름을 피우거나 자기 이권을 위해 의원직을 이용하는 의원들의 행태는 한마디로 눈뜨고는 봐줄 수 없는 불신이 우리사회에 팽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들도 자살을 한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 원인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 가운데서도 들쥐(일명 나그네 쥐)들이 대표적이라 볼 수 있는데 습성상 들쥐들은 먹이환경이 좋아 개체수가 많이 늘어나면 일부 그룹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이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거의 맹목적으로 선두만을 따라가는 들쥐들의 습성 때문에 만약 앞에 가던 선두가 방향을 잘못 잡기라도 하는 날이면 수백 척 되는 절벽이나 바다로 떨어져 전체가 몰살을 하게 된다.
객관적으로 볼 때는 집단자살로 보여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사실 뒤에 감춰진 진실은 더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이동하다가 앞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선두그룹만 보고 따라가다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에 이르게 되거나 관성으로 앞으로 전진만 하는 무리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죽게 되는 것이다.
십만선량이라 불리는 국회의원이나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지방의회 의원들이나 모두 말을 통해서 국민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바라는 바를 도출해내는 게 정석이다.
그렇다고 볼 때 이번의 충북도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를 레밍(들쥐)에 비유해 자기들의 입장을 강변한 행위는 시기도 적절하지 않고 방법도 적절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일행 중에 어떤 의원은 아예 출발을 하지 않거나 조기에 돌아와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고 수해복구현장으로 달려가 연일 비지땀을 흘리는 의원도 있다.
어께에 완장 하나 채워줬더니 눈에 보이는 것 없이 처신하는 극히 일부 지방의원들의 처신이 좀더 신중하고 국민들 앞에 겸손해지지 않으면 어느 순간 버림을 받아 사람들의 발에 밟힘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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