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고, 납부능력이 있는 형제·자매는 피부양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건강보험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지난 3.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2018년 7월부터 1단계 개편하고 2022년 최종 단계인 2단계 개편에 들어간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송파 세모녀와 같은 저소득층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낮추고 고소득층은 적정한 보험료를 부담시키는 것이다.
성(性)과 나이 등을 기준으로 추정했던 이른바 ‘평가소득’을 폐지해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저소득층은 최저보험료만 내도록 했다. 일정 소득 기준을 초과하면 종합과세소득을 기준으로 지역보험료를 매기도록 했다.
15년 미만 모든 자동차에 부과되던 보험료도 줄어든다. 1단계에서는 1천600cc 이하 소형차는 면제하고, 3천cc 이하 자동차는 30% 인하된다. 2단계에서는 4천만원 이상 차에만 보험료가 부과된다.
소득과 재산이 많은 피부양자도 단계적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고, 형제·자매는 피부양자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이에 따라 보험료 한 푼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누려서 무임승차 논란을 빚던 고소득·고액 재산 피부양자가 크게 줄어 형평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월급 이외의 소득(임대·금융소득)이 많은 고소득 직장가입자도 보험료가 오른다. 현재는 보수 외 소득이 연간 7천200만원을 초과해야 보험료가 부과됐지만, 이 기준이 3천4백만원(1단계), 2천만원(2단계)으로 낮아진다.
이처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전체 보험료 중 소득에 부과하는 보험료 비중은 현재 87%에서 1단계에 92%, 2단계에 95%로 높아지는 등 소득 중심의 부과시스템으로 바뀐다.
정부가 개편안을 마련하고 국회와 합의한 것은 건강보험 통합이후 지난 17년간 숙원 사업이었던 부과체계 개편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소득 중심의 단일 보험료 부과체계를 목표로 지역가입자의 평가소득을 폐지하고, 재산·자동차보험료 비중을 축소하는 등 저소득층의 건강보험료를 경감해줬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고소득 피부양자와 월급 외 별도소득이 많은 직장가입자에게는, 추가적인 보험료 부과를 통해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개편안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소득 중심의 단일 보험료 부과체계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번 개편안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는 앞으로 소득기준 보험료 부과체계로 개선하기 위해 소득 파악 문제 해결, 추가적인 소득 부과 확대, 재산보험료 점진적 폐지, 보험료 경감에 따른 재정손실에 대한 대책, 보험료 인상 세대에 대한 꼼꼼한 모니터링, 제도 개선에 따른 효과 등 지속적이고 면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러한 노력이 불합리한 부과체계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돼 소득 중심 부과체계 달성의 원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며, 대다수 국민과 여론의 호응 속에 보다 정의롭고 공정한 부과체계로의 연착륙을 위한 단단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