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판세가 예측 불허로 흘러가면서 전체 유권자 3분의 1에 달하는 부동층의 선택이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 이제 1차 투표(23일)는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가까이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선거날 투표장에 나갈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업체 오독사의 게일 슬리만 연구원은 올해 대선의 부동층 비율이 “엄청나다”며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지지율 상위 후보 4인 모두의 결선(5월 7일)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대선은 결선 투표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득표율 1, 2위 후보끼리 결선에서 맞붙어 최종 당선인을 가린다.
오독사가 1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체 유권자의 32%가 부동층이다. 1차 투표를 앞두고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2002년 이래 가장 낮았다.
입소스/소프리아-스테리아 설문상에선 유권자 가운데 66% 만이 투표권을 반드시 행사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투표율 하락 우려까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실제 40% 가까운 유권자가 투표장을 찾지 않는다면 올해 대선은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투표율을 찍을 수 있다. 프랑스 대선 투표율은 꾸준히 80% 수준을 유지해 왔다. 2012년 대선 1차 투표율은 79.5%였다.
】프랑스 공화당 대선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리옹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7.4.18.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더글러스 베버 교수는 “2012년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지지한 이들 가운데 다수가 정부 성적에 실망해 투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지율 순위를 살펴보면 극우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와 중도 좌파 무소속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각각 지지율 22%(오피니언웨이 17일자 기준)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21%)와 극좌 후보인 장 뤽 멜랑숑 좌파당 대표(18%)도 열심히 추격 중이다. 여론조사상 마크롱과 피용은 르펜과 함께 결선 진출시 승리가 가능하다고 나타난다.
멜랑숑의 경우 선거를 며칠 앞두고 급부상했지만 지지 기반이 단단하지는 않다. 오독사 설문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멜랑숑을 뽑겠다고 한 응답자 가운데 34%는 막판 결정을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로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마크롱이다. 마크롱은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가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피용이 부패 스캔들로 난관에 봉착한 사이 지지율을 끌어 올렸다.
마크롱도 안심하긴 이르다. 공직 경험이 없는 그는 일반 유권자들 사이 인지도가 높지 않다. 1차 투표에서 멜랑숑과 피용의 득표율이 높게 나타난다면 그만큼 마크롱의 득표율이 깎일 수 있다.
르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르펜의 아버지이자 FN 창립자인 장 마리 르펜은 2002년 1차 투표를 통과했지만 결선에서 참패했다. 반극우 전선이 형성돼 공화당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그를 82% 대 18%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