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부꾸미 반죽이 찰지도록 따뜻한 물을 더 넣어야 할 것 같은데요?” “어? 더 끓이면 수정과 맛이 떫어질 거 같아요. 불을 이제 그만 줄입시다.”
지난달 30일 전통문화관 제10기 액티브시니어 마지막 수업시간, 앞치마를 두른 남성 수강생 15명이 2~3명씩 조를 이뤄 수수부꾸미와 수정과를 만드는 데 투박한 손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통문화관 액티브시니어는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새로운 취미활동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찾는 베이비부머 세대 남성들을 위해 마련된 전통음식강좌. 지난 2012년 여름 1기 강좌를 시작으로 6년째 음식 명인에게 전통음식을 배우는 기회를 부여해 수강생들로부터 삶의 활력소이자 가족 소통의 장을 만들어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제10기는 지난 1월 수강 신청한 15명이 2월 9일부터 3월 30일까지 매주 목요일 전통문화관 남도의례음식체험실에서 광주시지정 무형문화재 제17호 남도의례음식장 최영자 명인과 함께 속풀이 황태국, 연근 조림, 우엉영양밥, 봄동겉절이 등 14가지 남도음식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수업 주제는 수수부꾸미와 수정과. 최영자 명인이 음식시연을 보이는 조리장을 수강생 15명이 둘러서서 모두들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메모장에는 ‘수수부꾸미 속 고물은 삶는 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수정과는 흰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되 소금 맛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넣을 것!’ 등 숨은 레시피들이 적혀 있다.
그 중 유독 메모장을 글씨로 빼곡히 채운 제10기 회장 정채주 수강생(63·전 은행원)은 남도음식박물관음식강좌에 참여한 적이 있고, 액티브시니어 강좌를 지난 8기부터 수강하고 있는 열혈 수강생. “강좌를 듣기 전에도 자주 집에서 가족을 위해 나물무침 등을 해줬어요. 신문에서 알게 된 액티브시니어 강좌가 삶의 큰 활력소가 됐습니다. 특히, 이번 강좌에서 배운 연근조림을 아내에게 선보였는데 간이 딱 맞다고 칭찬도 들었죠.”라며 웃는다. 그는 앞으로도 전통문화관 액티브시니어 강좌에 계속해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철 수강생(59·자영업)은 “강좌에서 배운 레시피를 활용해 우엉영양밥, 잡채를 만들어 주면서 아이들하고 더 가까워 졌다. ‘액티브시니어 강좌가 가족 화목의 지름길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영자 명인은 “음식은 직접 해봐야 알아요. 말로만, 눈으로만은 절대 모르죠. 직접 해보면 나중에 음식을 보고도 레시피가 그려집니다. 가정으로 돌아가서 직접 배운 레시피를 활용해 부인, 손자, 사위까지 모든 가족에게 음식을 선보이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합니다.”라며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제11기 전통문화관 액티브시니어강좌는 오는 6월 모집할 예정이며, 7월 강좌를 시작으로 총8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전통문화관 남도의례음식체험실에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