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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 극단 ‘졸혼(卒婚)’을 아시나요?
김철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작성 : 2017년 03월 19일(일) 16:57 가+가-
인도의 성자라 불리어지는 마하트마 간디가 서른일곱 살에 제안했다는 ‘해혼(解婚)’이란 말이 있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으며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그동안 깊어진 불화로 인해 황혼이혼이라든지 서로 갈라서는 것이 아니라 결혼 역시 하나의 삶의 과정으로 보고 그것을 어느 시기에 완료하고 자유로워진다는 뜻으로 인도에서는 낯설지 않은 문화라고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풍조가 ‘졸혼’이라는 말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영화배우 백일섭씨가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졸혼’을 선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친근한 아버지 역할로 유명한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부가 같이 살 때는 미움이 많아져 얼굴 펼 일이 없었다.”라며 ‘졸혼’후 미움이라는 게 없어지니까 훨씬 밝아지고 생각도 달라진다고 졸혼 예찬론을 폈다.
‘졸혼’이라는 말은 지난 2004년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쓴 ‘졸혼을 권함’이라는 책에서 처음 소개된 신조어로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이다.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일본에서는 중년부부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혼인 관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혼은 아니나 부부가 함께 살면서 서로의 생활에 깊숙이 개입하는 평범한 결혼에서는 한참 벗어난다.
자녀가 장성한 뒤 부부가 따로 살며 각자의 삶을 즐기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별거와도 그 개념이 다르다.
즉 가장 1차원적 가족이라는 관계망과 생활의 고리는 걸어놓은 채 ‘따로’ ‘각자의 삶을’ ‘향유’ 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졸혼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이른바 ‘백세시대’로 불릴 만큼 기대수명이 길어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는 20~30년 정도였던 결혼생활이 길게는 70년까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개인주의가 극에 달한 시대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부부란 아무리 긴 시간을 공유해도 결국 서로 다른 객체일 수밖에 없는 성인 두 사람이 인생의 마지막까지 ‘지지고 볶으며’ 사는 것이 과연 좋기만 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결혼정보회사인 가연이 모바일 결혼정보서비스 ‘천만모여’회원 중 5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졸혼’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5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남성의 54%보다 여성이 63%로 졸혼에 대해 더 긍정적이었지만 남성도 결코 적지 않은 수가 ‘나쁘지 않다’고 답했다.
이들이 졸혼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결혼생활 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노후에라도 하고 싶어서’가 5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배우자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가 22%이며 ’사랑이 식은 상태로 결혼생활을 유지할 것 같아서가 18%로 뒤를 이었다.
일예로 회사원 이모씨는 ‘자녀들을 결혼시킨 후에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30년간의 결혼생활로 쌓인 부부의 정을 생각하면 이혼이나 별거까지는 아니지만 더 이상 부인의 간섭이나 지시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씨는 “낚시와 등산이 취미인데 그동안은 아내의 잔소리 때문에 1년에 많아야 서너 번 정도밖에 갈 수 없었다.
직장에서 이리저리 치인 만큼 주말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쉬고 싶은데 아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퇴직 후에나 애들이 다 큰 뒤에 는 오로지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결혼에 대한 이러한 혼란은 가뜩이나 극단적 개인주의로 치닫는 현 시대에서 가정과 가족의 관계조차 뒷전으로 내몰고 각자 자기 혼자만의 편리와 행복만을 추구하는 일종의 사회병리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졸혼’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기주의의 극단’ ‘부부도 뭣도 아닌 이상한 관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께서 부부를 서로 ‘돕는 배필’로 계획하셨다는 것은 곧 남자나 여자나 모두 안전하지 못하고 약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래서 혼인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배우자의 약함을 도와주고 자신의 약함을 도움 받으며 기쁨도 슬픔도 같이 나누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약성경 창세기 2장 18절에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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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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