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 예산안으로 불리는 미국의 2018회계연도 예산안(2017년10월~2018년9월)의 골자가 드러났다.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외교· 환경 예산은 크게 삭감하는 내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발표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로드맵인 내년도 미국 예산안이 국방 및 불법이민 단속 예산을 크게 늘리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특징으로 하는 예산안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번 예산안에 국방비 예산 10% 증액, 국무부 예산 28~31% 삭감, 환경보호청(EPA) 예산 31% 삭감 방안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FT와 NYT가 분석한 내년 트럼프 행정부 예산안의 특징을 정리했다. 백악관은 내년 예산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고, 해외원조 프로그램 예산은 크게 줄인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540억 달러(약 61조원) 늘렸다. 전년대비 10% 늘어난 규모다. 미국의 내년 예산안은 또한 불법이민 단속과 국경 경비, 멕시코 담장 설치 등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실현을 위한 예산도 크게 늘렸다.
반면 외교 주무부처인 국무부의 예산은 대폭 줄었다. FT는 25% 감소, NYT는 29~31% 감소됐다고 보도했다. 국무부 예산에서는 미국국제개발처(USAID)와 유엔 등에 대한 지원금이 대폭 삭감됐다. 백악관은 당초 국무부 예산을 37% 삭감키로 했으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반대로 25%선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환경 예산도 크게 줄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예산은 82억 달러에서 26억 달러로 30% 이상 삭감됐다. 지난 40년 동안 가장 적은 예산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부 예산은 2017~2027년 사이 2조6000억 달러(약 2945조원) 정도 증액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의 예산이 70% 정도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사회보장과 메디케어(저소득층 의료지원)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노년층들의 표심을 붙잡기 위해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예산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했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안은 전통적으로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공화당 보수파의 불만을 살 가능성이 높다.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와 국방비를 크게 늘리면서도 세금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공화당 내 재정적 보수주의자들의 반발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연방예산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되면 2026년 미국 공공 부채는 지금보다 8조5000억 달러 늘어난 28조4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공지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대대적인 규제철폐와 세제개혁을 통해 높은 경제성장을 유도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세수 확대를 통해 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3% 경제성장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말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달 23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제개혁과 금융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세제개혁에 전념하고 있다. 이는 아주 중요한 것이고, 중산층 소득세 감소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법인세를 간소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정책 변화가 경제 성장으로 나타나는 효과는 올해 중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나, 내년 말쯤에는 경제성장률이 3%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