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얼었던 강물이 풀리고 땅기운은 부드러워졌으며 새싹들은 화사한 봄볕에 조심스레 고개를 내민다.
그래서 봄은 사계절가운데서도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절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어 녹을 줄을 모른다.
이 나라의 수도인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 광장에서는 벌써 수개월 째 촛불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태극기 시위가 열려 각기 서로의 다른 주장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고 있다.
이러다가 서로 간에 충돌이라도 생기는 날이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 광경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불안하고 초초하기만 하다.
그런데 대통령의 탄핵시국과 함게 등장하기 시작한 차기 대권주자들의 활발한 움직임은 이미 대선이 시작된 느낌을 주고 있을 정도로 분주하기만 하고 공포탄처럼 쏟아지는 예비후보들의 달콤한 공약도 날만 새고 나면 다양해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은 지금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이에 대한 북한을 제재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방법을 폭넓게 고민하고 있는데 비해 정작 당사자국인 우리나라는 천하태평이다.
오로지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탄핵지지와 탄핵무효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각각 거리로 뛰쳐나와 찬바람을 가르고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차기 대선주자들의 활거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잠룡(潛龍)과 전혀 그럴만한 자격이나 함량이 모자라는 잡룡(雜龍)들이 한데 뒤엉켜 끝없는 혼미 속으로 국민들을 끌고 가고 있다. 이 가운데 어느 누가 잠룡이고, 또 누가 잡룡 인지를 구분 짓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겉으로 봐서는 큰 차이가 없고 사람마다 판단기준과 보는 시각이 다르다. 그러나 어려운 일일수록 간단하게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말과 행동이 다르거나, 말을 상황에 따라 뒤집거나 번복하는 사람은 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잡룡’이다.
또한 상식과 도덕성이 없다면 위험하다. 이들의 말은 늘 가변성을 갖고 있어 불리할 때와 유리할 때 말을 바꾸는데 익숙하다.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이 사람에 따라 다르고 권력에 따라 달라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사람은 절대 지도자로서 세워서는 안 될 사람이다.
대상이 누구든지 간에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힘과 권력의 크기에 따르거나 돈아 많고 적음에 다라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달라서는 상식과 소신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잡룡 들이 내 뱉는 말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는 것을 수도 없이 경험해왔다. 그렇다면 엄격한 의미에서의 잠룡(潛龍)이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많은 지식과 완벽한 도덕성, 변함없는 소신과 배려, 비전이 있고 여기에 겸손과 배려, 그리고 염치가 있다면 잠룡에 가까운 사람이다.
겸손과 배려는 나 보다는 상대를 존중하고 낮은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태도를 말한다.
인간의 주요 덕목가운데 염치도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첨렴하면서도 지조를 지키고 수치심을 아는 것 또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가치인 것이다. 일찍이 공자는 말하길 “수치심을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겸손하지 않고 염치가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금방 오만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는 대통령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잠룡과 잡룡을 구분하는 데는 그들의 정책과 비판을 통해서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는 과거의 미래이자 미래의 과거이기 때문에 후보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검증을 통해 누가 진정한 리더 로서 적합한지를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도 국민들의 철저한 검증과 비판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후회를 하게 된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는 행위는 상대방 후보와의 전쟁이 아니라 서로의 경쟁일 뿐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더욱이 애당초 완주할 생각도 없이 정치적 지분을 이용할 목적으로 출마하는 ‘정치건달’도 섞여있다.
비전이나 공약을 제시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흠잡기에 치중하고 지역감정을 부추겨 선동하는 부류 등이다. 거기에다가 허위사실을 교묘하게 유포하는 경우도 있다.
국민들의 삶은 고달프다 못해 하루가 걱정되는 원망과 한숨 속에서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데 그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할 정부는 넋이 나간 듯 한 상태에서 봄은 돌아왔건만 제 정신이 아직 안돌아와 깨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잠룡(潛龍)과 잡룡(雜龍)들의 활거는 날이 갈수록 활발해지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