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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유년’ 역사를 기억하자
고운석 시인
작성 : 2017년 02월 20일(월) 17:32 가+가-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떠나 애국심을 구하는 것은 눈을 감고 앞을 보려는 것이며 다리를 자르고 달리고자 하는 것이다라 했다.
세네카는 운명은 용기있는 자 앞에서는 약하고 비겁한 자 앞에서는 강하다고 하고 있다.
그래선지 ‘역사적인’의 뜻과 ‘역사운명적인’의 뜻은 다르다.
정유년은 바로 역사운명적인 해이다.
역사를 거슬러 보면 임진왜란 이후 화의 교섭의 결렬로 일본이 다시 침략한 정유재란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일본은 항상 한반도에 권력 공백이 생기면 정복을 꿈꾸었고, 그것을 실현한 것이 1910년의 경술국치이다.
경술국치에 이르는 과정에서 가장 두드려진 사건이 동학농민운동과 갑오개혁(1894)과 명성황후 시해가 일어난 을미사변(1895년)이다.
갑오, 을미, 병신, 정유를 회고하면서 100여년 전 구한말의 역사적 이미지가 오늘에 오버랩됨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병신년을 피해간 100여년 전과 지난해 병신년의 ‘촛불 시위’ ‘병신혁명’(?)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혹자는 ‘현대판 동학 혁명’이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동학농민운동은 내우외환에 빠진 조선이 결정적으로 일본 군대수중에 들어가게 한 사건이었다.
한가지 호가실한 것은 100여년 전 갑오개혁은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역량부족으로 일제식민지로 전락해간 역사적 퇴행의 과정이었지만 지금은 역사 발전의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근대화라는 문명적 흐름에 발을 맞추지 못한 100여 년 전과 오늘의 한국입장은 매우 다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한국사는 분명 발전 도상에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역사적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민중혁명과 시민혁명의 의미가 뒤섞이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혼란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또 혁명인플레이션이 아닌, 진정한 민주역량의 결집과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져있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 탄핵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되는 해이고, 여야 정치권은 4당 체제로 가열되고 있다.
조선조 사색당쟁의 모습 그대로다. 당쟁에 이골이 난 여야 정치인들은 보나마나 비방과 날조와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승리만을 위해 사생결단할 것이다. 국민들이 얼마나 여기에 현명하게 대처할까 의문이다.
지난 몇차례 선거에서 근거없는 비방과 날조 혹은 가짜 뉴스로 재미를 톡톡히 본 정치권은 극심한 혼란상으로 분별력을 잃은 국민들을 우롱하고자 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좌파에 ‘진보’라는 수식어를 타성적으로 붙여왔다.
그런데 이젠 좌파도 기득권을 지키기에 바쁘니 ‘진보’가 아니고 마찬가지로 보수도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를 생각하지 않으니 ‘우파’가 아니다.
오직 ‘당쟁천국’이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 탄핵이 안되면 혁명밖에 없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은 도리어 대통령 탄핵의 진원지를 의심케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남북한 밤의 모습을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남한은 대낮처럼 밝은데 북한은 글자 그대로 암흑이다.
이 사진 한 장은 70년 전 한민족이었던 사람들의 엇갈린 삶의 운명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 극적인 대조는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69년전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립으로 엇갈린 역사 운명과 궤를 같이 한다.
대한민국 수립은 솔직히 남한 국민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없다. 단지 한반도 남쪽에 살았기에 부여받은 행운이었다.
남한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볼세비키혁명(1917년)에 의해 탄생한 소비에트연방은 69년 만인 1987년 해체되고 러시아로 돌아갔다.
공교롭게도 정유년은남북한 정권이 성립된지 만 69년째이다.
남한은 대통령탄핵정국으로 어수선하지만, 북한 정권도 폭압정치에 대한 불만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처럼 잠재해 있다고 한다.
겉으로 3대 세습체제를 구축했다고 하지만 북한 주민의 탈북과 고위층 망명사태는 북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읽게 한다. 남북한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새해 벽두에 궁금증이 일어남을 어쩔 수 없다. 역사의 신 앞에 경건해지는 까닭은 오늘의 우리 판단이 우리 후손들의 업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화합하고 국력을 키우자. ‘훌륭한 조상’이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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