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장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밝혀주는 역할가운데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입구에서부터 줄지어 서있는 화환이다.
특히 장례식이나 개업식장 같은 곳에서는 이 화환이 얼마나 동원되었는가?
그리고 누가 보낸 화환이 자리 잡고 서 있느냐에 따라서 주인의 세력이나 신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여기에 동원되는 화환들이 향기 나는 생화보다는 비록 향기는 없지만 오랜 시간을 세워두어도 시들지 않는 조화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꽃집에서는 생화보다는 원자재 값이 싸게 먹히기 때문에 상당한 면적을 꽃으로 채워야하는 대형화환의 경우 값비싼 생화보다는 값싼 조화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요즘은 얼마나 조화를 잘 만드는지 생화인지 조화인지를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쉽게 구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화려한 색상도 그렇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교가 오히려 생화보다 더 예쁘고 화사해서 전혀 이질감이나 어색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가 된 것이다. 가짜가 진짜보다 더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언론의 홍수 속에서 검증되지 않는 거짓뉴스가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박근혜대통령의 탄핵심판선고를 앞두고 촛불집회와 이를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서로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언론에서는 페이크뉴스, 이른바 ‘가짜뉴스’ 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혹은 완전히 날조된 내용이 기사형식으로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기사형식의 글들이 수도 없이 SNS와 심지어는 일반 신문형식의 무가지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마치 정확한 사실처럼 확산되고 있어 사람들에게 혼동과 혼란을 야기 시켜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정국을 더욱 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짜뉴스들은 대부분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SNS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데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선고를 앞두고 이미 검찰과 특검을 통해 밝혀진 사실들을 부정하거나 증거조작과 종북좌빨들의 농간이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그리고 세월호 침몰 원인이나 소위 ‘세월호 7시간’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도 상당히 많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월호 침몰은 북한이 저지른 테러라거나 또는 미군 잠수함과 충돌한 것을 정부가 고의적으로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이러한 의혹제기는 사실상 현실성이 아주 희박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친정부나 반정부 진영 모두가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을 기정사실인 것처럼 유포시키고 있는 것이다.
가짜뉴스가 우리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지난해 치룬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선거부터이다. 거침없는 언어와 구설수로 대선가도 초반만 해도 당선 가능성이 낮게 예측되었던 도널드 트럼프와 절대적인 우세를 점쳤던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결에서 예상을 뒤엎고 제45대 미국대통령에 당선된 주인공은 도널드 트램프 였다.
그런데 트럼프의 예상 밖 당선에 ‘페이크 뉴스’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가 작년 미국의 대선기간동안 페이스북에 인용된 ‘가짜 뉴스’탑5를 공개했는데 기사조회수로 볼 때 정론지 기사를 월등히 앞섰다.
이러한 현상은 알게 모르게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위는 ‘교황, 도널드 트럼프 지지선언’ 과 2위 ‘힐러리 ISIS에 무기판매’, 3위 ‘힐러리ISIS 이메일 유출’, 4위 ‘힐러리는 어떠한 공무를 할 자격이 없다’, 5위 ‘힐러리 이메일 유출 발견한 FBI요원 시신으로’ 순위였다.
이렇게 본다면 당선자인 트럼프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되는 가짜뉴스였고 상대방인 힐러리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가짜뉴스가 대부분인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유행은 어느 새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에 상륙 우리나라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무서운 속도로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정보의 무차별적인 왜곡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지금의 언론구조에 첫째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기성언론들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지 못하고 광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균형적 역할을 하기 어렵게 되고 독자들 입장에서는 믿을만한 매체가 줄어들게 되어 결국 미디어 편식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페이크 뉴스’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만연돼있는 이유는 검증단계가 사라졌기 때문이며 가짜뉴스에 중독된 독자들은 흥미위주로 뉴스를 소비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혼란한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진자와 가짜’를 분별하며 살아야하는 또 하나의 과제가 늘어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