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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로’ 단상
김요한 시인·목사
작성 : 2017년 01월 12일(목) 17:09 가+가-
이른바 김영란법의 단추를 제공해 준 ‘와이로’는 외래어로 알려져 있으나 그 근원을 추적해보면 전통 토속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와이로’쓴다는 청탁이나 뇌물을 말한다. 임금이 하루는 단독으로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히 민가를 한 채 발견하고 하룻밤을 묵고자 청했지만 집주인 이규보(李奎報)선생이 좀 더가면 주막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보라며 거절당하고 임금은 할 수없이 주막으로 향해가다가 문득 그집(이규보) 대문에 붙어 있던 글이 떠올랐다.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게 한이다” (唯我無蛙 人生之恨) ‘유아무아 인생지한’이라….
‘도대체 무슨뜻일까?’ 한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만큼의 지식은 갖추었는데 내용중 개구리가 뜻하는걸 생각해봤지만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주막에 들려 국밥 한그릇을 시켜 먹으면서 주모에게 외딴집(이규보의집)에 대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는 과거에 낙방하고 집에 은둔하며 마을 출입도 하지 않고 집안에서 책만 읽으며 살아간다’는 것. 그래서 왕은 다시 궁금증이 발동하여 그집으로가 사정 사정한 끝에 하룻밤을 묵어 갈 수 있었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집주인의 글 읽는 소리에 잠은 안오고 해서 면담을 신청했다. 그리고 궁금하여 견딜수 없는 대문에 붙은 글귀 ‘유아무와 인생지한’의 글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옛날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을 때 까마귀가 꾀꼬리한테 내기를 하자고 했다.
바로 3일후에 노래시합을 하자는 거였다. 백로를 심판으로 하고 노래시합을 하자는 까마귀의 제안에 꾀꼬리는 어이가 없었다. 노래를 잘하기는커녕 목소리자체도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자신에게 노래시합을 제의 하다니… 하지만 월등한 실력을 자신했기에 시합에 응했다.
그리고 3일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다듬었다. 그런데 노래시합을 제의한 까마귀는 노래연습은 제처둔체 논두렁을 돌며 개구리를 잡으러 다녔다. 그렇게 잡은 개구리를 백로한테 뇌물로 갔다 주고 뒤를 부탁한 것이다.
약속한 3일이 되어서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곡씩 부르고 심판인 백로의 판정을 기다렸다. 꾀꼬리는 자신이 생각해도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불렀기에 승리를 장담ㅎㅆ지만 심판결과는 의외로 백로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 주었다.
한동안 알 수 없는 패배에 충격을 받은 꾀꼬리는 얼마가 지나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백로가 가장 좋아하는 개구리를 잡아다 주고 뒤를 봐달라고 힘을 써서 본인이 패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게 인생의 한이다”라는 글을 대문에 붙여 자신의 처지를 위로 받는것이라 했다.
즉 불법으로 뇌물을 갖다 바친자에게만 과거급제의 기회를 주어 부정부패로 얼룩진 나라가 되고 있음을 비유해서 한말이었다. 이때부터 ‘와이로’라는 말이 생겼다는 것이다.
와(蛙), 개구리와 이(利), 이로울이 로(鷺), 백로로.
이규보 선생 자신이 생각해도 실력이나 지식은 어디에 내놔도 안떨어지는데 과거를 보면 돈도 없고, 정승의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말을 들은 임금은 이규보 선생의 품격과 지식을 아깝게 여겨, 자신도 과거에 여러번 낙방하고 전국을 떠도는 떠돌이인데 며칠후에 임시과거가 있다하여 개성으로 올라가는중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이번에도 한번 과거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였다. 그후 궁궐에 돌아온 임금은 임시과거 열 것을 명하였다.
과거보는날 이규보는 뜰에서 다른 응시생들과 긴장한 가운데 준비하고 있는데 시험관이 나타나 내건 시제가 바로(유아무와 인생지한, 唯我無蛙 人生之恨) 여덟글자였다.
이 과거에 이규보는 장원급제로 임금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차후 유명한 학자로 벼슬길에 올랐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경제에 어려움을 겪는 아픔도 있으나 청렴사회와 정의사회는 민주국가의 기본이 되어야함에 이의가 있을수 없고 법의 근본취지를 그르치는 일은 경계되어 마땅하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근원을 따져 올라가면 국가와 국민은 제처둔체 나라에 널리 퍼져있는 ‘와이로’=‘성공’의 공식때문이 아니겠는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통령 탄핵을 비롯한 범법자들에 대한 처리가 엄격히 이루어져 이나라에 정의로움이 세워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며 몇몇 사람의 처벌에 그치지 않는 정당, 관계, 권력층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일이 발생할 수 없는 국가개조차원의 의식개조가 절실히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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