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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보수신당, 쇄신 경쟁해야
이준구 주필
작성 : 2017년 01월 02일(월) 17:48 가+가-
비박계 중심의 새누리당 의원 29명이 작년 12월 27일 집당 탈당계를 제출하고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발기인대회와 시·도당 창당대회를 거쳐 금년 1월 24일 공식 창당한다.
사상 초유의 보수 집권당 분당으로 정치권은 26년만에 4당 체제로 바뀌었다.
물론 현재의 4당 체제는 총선결과물이 아닌 친박·비박 내홍의 산물이란 점에서 안정적인 모습이 아니다.
새누리당 내에선 신당에 동참할 의원이 상당수 대기중이고, 유력 대선후보의 영입 여부에 따라 정치판이 언제, 어떤 식으로 헤쳐 모일지 모른다.
따라서 ‘한시 별거’란 이야기까지 나온 것이다. 새로 등장한 4당 체제엔 많은 뜻이 담겨 있다고 본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이 된 마당에 국정을 이끌어야 할 집권당마저 쪼개졌다는 정치적 의미가 크다.
새누리당 의석수는 100석이 무너져 신당과 야당들이 추진하는 법안을 저지하기도 힘들게 됐다.
국정 주도권은 명실상부하게 비새누리당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새누리당에서 몇 명이 더 탈당하느냐, 제4당으로 출발한 신당이 원내 3당으로 올라서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분당을 계기로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이 과연 나라와 국민을 이끌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잦춘 진정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서구의 비유로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 사장이 닭한테 지지를 호소하는 격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보수의 가치도 휩쓸려가는 것 아니냐“는 보수층의 허탈함을 헤아리고나 있는지.
“별의별 보수든 보수는 기득권 향수 속에 바꾸지 말자는 것”이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12년 전 조롱이 다시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보수정치는 왜 이꼴이 됐는가? 보수의 가치를 유지, 확장시키는 데 그들은 실패했다. 그들이 보수인지가 더 의문이다.
근데 보수주의 창시자인 에드먼드 버크가 정의한 보수에 다시 눈길이 가는 이유다. “사회의 일관성을 지키되 수단에 변화를 줌으로써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것”. “한쪽에 짐을 많이 실어 자신이 탄 배의 평형 상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성을 탑재해 평형을 유지하는 게 보수”라며 “평형이란 정체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변화와 개혁을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그는 규정했다.
보존을 위해 ‘개혁가’가 되라는 주문이다. “평형을 유지시키려는 이성의 재고가 바닥나면 분노와 적개심이 득세한다”는 버크의 예측은 우리나라의 지금이다.
보수 정권 10년, ‘개혁’은 외면됐다. 대통령 형님 등 측근 비리, 보수의 상징인 교수들의 입학 비리, 군주의 비선 부활까지, 베일이 걷히고 평형이 무너진 걸 목격한 분노의 시민혁명은 필연이다.
자칭 보수신당은 역사의 보수가 넘겨준 유산을 되새기며 출발해야 한다.
빚도 적잖지만 인가의 자유와 책임, 실용과 규형, 관용 등의 의미 있는 가치 말이다.
촛불 민심은 석 달째 최순실 국정 농락과 박 대통령의 무능에 분노하지만 새누리당 친박 세력은 오불관언이다.
반성도 정계 은퇴도 없다. 인적 청산의 대상자로 거론되는 많은 의원들은 탈당이나 출당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니 당 지지율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 치우고 당내엔 내세울 만한 대선주자 한 명도 없는 것이다. 친박계의 눈에만 춧불 민심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보수와 진보는 양대 가치가 공존하고 있다. 이를 대변하는 두 세력 간의 건전한 경쟁으로 국가와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다.
보수의 궤멸은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에 재앙인 것이다. 보수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
계파 이익만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 맹목적 충성 등 보수를 추락시킨 동인을 걷어내는 게 출발선이다.
배려와 포용, 책임과 헌신이란 보수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오만·불통의 담을 무너뜨려야만 국민을 설득할 도덕성과 리더십을 살려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막 출범한 보수신당이든 새누리당이든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국가의 안위와 국민 경제를 무한 책임지겠다는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5년의 집권보다 소중한 건 보수의 성찰과 재정비다. 짧은 정치 인생보다 훨씬 더 긴 후대에게 책임지는 게 보수인 것이다.
개인 자유를 최대화할 작은 정부, 재산권 박탈인 모든 규제의 철폐, 정경유착으 절연, 필요에 따른 복지·보수의 사명, 보수이기에 더 잘할 일을 밤새 토론하고 약속해야 한다.
이를 실천해낼 용기, 인간적 매력을 지닌 신념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신당을 향한 국민의 반응이 일단 우려보다 기대하는 쪽에 있다.
하지만 신당은 대선을 향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촛불로 대변되는 국민의 염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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