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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탄핵이후 헌법과 협치로
이준구 주필
작성 : 2016년 12월 12일(월) 17:26 가+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99명 중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야권과 무소속 의원 172명에다 새누리당에서도 62명이 찬성표를 던진 78%의 압도적 가결이고, 12년 전 노무현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다.
하지만 이번엔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내용이 훨씬 중한 데다 80% 국민이 탄핵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헌정질서를 유린한 대통령에 대해 퇴진을 요구하는 232만 명의 ‘촛불혁명’에 마침내 국회가 탄핵안 가결로 응답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탄핵소추안 제안 설명에서 “박 대통령은 집무집행과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해준 신임을 근본적으로 저버렸다”고 밝혔다.
탄핵소추안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이라는 사인에게 공무상 비밀을 담은 문건을 유출하고 사기업에 특혜를 주도록 강요함으로써 헌법이 규정한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위배했다고 적시했다.
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위해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했다는 뇌물죄, 세월호 참사라는 위급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르며 저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헌법 10조의 생명권 보장 규정을 어겼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이제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심판은 끝났으며, 헌법재판소에 의한 사법적 심판만 남았다. 하지만 탄핵을 요구하는 압도적 민심이 확인된 이상 헌법재판소가 이를 뒤집기는 어렸다고 봐야 한다.
헌재의 심의 기간도 헌재법에 상한으로 규정된 180일을 굳이 꽉 채우지 않고 훨씬 앞당겨지리라고 예상하는 게 자연스럽다.
이제 정국 수습이 중요하다. 정국 수습은 헌법과 법률에 따르는 것이 순리다.
박 대통령 조기 퇴진이 가시화된 만큼 지금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오는 무리한 정치적 주장은 접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즉각 하야 투쟁을 벌이겠다”고 했고, 추미애 대표는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 국민추천 총리를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모두 부적절하다. 국정 안정을 해치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의 주장은 파면 절차에 들어간 사람한테 사표를 받겠다는 이중 처벌이나 다름없으며, 법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추 대표의 발언은 대통령 승계 절차를 부정하고 헌법 어디에도 없는 국민 총리를 세우겠다는 반헌법적 궤변이다.
정치인인 이들은 민생을 돌보는 수권능력을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이다.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박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국정 수습을 핑계로 헌법을 파괴해서야 되겠는가.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은 국정운영의 무한책임을 저절로 떠안게 됐다.
입법권력이 국정의 중심축으로 떠 올랐다. 집권당이 폐족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두 야당은 국가권력의 빈 공간을 메우는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
이제부터 야권과 황교안 대행체제가 적대적 관계에 놓이면 안된다. 절체절명의 국가위기에서 의회내각이 들어섰다는 자세로 협치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황 권한대행과 야당인 상시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안정적 국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치권이 조기대선 체제로 전환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았다. 그렇더라도 무엇이 중하고 무엇을 더 신경써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현명하게 가려야 할 것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이 특히 무겁다. 박 대통령의 불통과 오만, 비정상적 국정 운영에 직언하고 바로잡기는커녕 대통령 뒤에서 권력을 향유하면서 끝까지 탄핵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 친박은 속죄해야 마땅하다.
야당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촛불민심이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까지 이끌어 낼 동안 촛불 근처에서 곁불을 쬔 것 말고 실제 야당이 한 일이 무엇인가? 이제라도 국회가 나서서 한 번만이라도 좋은 정치로 국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촛불 민심이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대담하고 도도하게 선회하는 일이다. 사회 전반의 적폐를 청산하는 출발점이 바로 탄핵안 가결이다.
‘대통령 탄핵’을 권력을 향한 대선 레이스의 시작으로만 생각해선, 국회와 정치권 모두 국민의 거대한 분노의 표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럿던 대통령을 탄핵한 주역은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임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임기 도중 퇴진하는 이유가 뭔지 깊이 성찰하는 참회록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박근혜 18대 대통령으로서 퇴진하는 마지만 장면만은 의연하고 감동을 주는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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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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