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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4월 하야 선언해야
이준구 주필
작성 : 2016년 12월 05일(월) 17:15 가+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임기를 단축해 하야할 뜻을 밝힌 것은 지난 한 달 동안 촛불시위를 통해 확인된 국민의 요구에 최소한도로 부응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특히 권위주의로 일관해온 박 대통령이 조기 하야할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건 대국민 항복선언이나 다름 없다.
국회가 이를 잘 활용하면 현 난구을 가장 합리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인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실현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야권은 대통령 담화 직후 “탄핵 국면을 탈출하려는 꼼수”라고 담화를 일축했다.
야 3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가 대통령 임기 단축을 결정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고 여야 간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퇴진 협상을 시작하자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 탄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아무리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는 하나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진퇴를 논의하는 협상조차 거부한 것은 정치 포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2일 야 3당은 비박과 함께 탄핵안을 우선 가결했다.
헌재가 탄핵 결정을 언제 내릴지는 모른다. 헌재가 만일에 탄핵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후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까지 긴 시간 동안 황 총리보다는 야당이 추천하는 책임총리가 나라를 이끄는 것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젠 퇴진과 탄핵이 갈등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 대통령의 하야는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고, 탄핵은 대통령이 타의에 의해 물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핵은 불확실성을 미래로 연장하는 것이고, 질서 있는 퇴진은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한다는 뜻에서 하야를 택하고 싶었던 것이다.
더욱이 하야는 면죄부가 아니지 않은가. 특검에 의해 죄가 확인된다면 퇴임한 대통령이라고 감옥에 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여야는 우리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비박이라고 불리는 집단은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당한 수모를 잊고 어떤 선택이 국익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야당은 이제 그만 웃어야 한다. 야당의 웃음에 시드는 민초들을 생각해야 되기 때문이다.
기회가 왔으니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며 처신해야 한다. 우리의 불황은 깊은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자율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수출 환경은 나날이 열악해지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등 우리 한국의 경쟁국들은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경제 체질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으로 날이 새고,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난 4년은 최순실에게 국가 권력을 갖다 받친 잘못된 시절이었다. 박 대통령은 그 때문에 물러나게 됐으니 물러날 때만큼은 괜찮게 물러났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잘못을 따지자면 당장 오늘이라도 청와대에서 내려와야 마땅하다.
다만 대통령직의 헌법적 책무와 국가의 계속성에 대한 요구 때문에 퇴진이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질서 있게 이뤄져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이 내년 4월 30일까지 하야하라”는 당론을 채택하면서 9일 있을 탄핵안 처리엔 부정적이다.
야 3당은 국회안 도출을 위한 어떤 여야 협의도 거부한 채 “9일 탄핵안 가결”만 외치고 있다.
두 개의 주장은 다 치명적 문제를 안고 있다. 새누리당 당론에는 하야시기만 제시됐을 뿐 하야 때까지 대통령이 직무를 포기해야 하며 국회가 선택한 국무총리에게 권한 대행직을 넘겨야 한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다 해서 박 대통령이 이를 실천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더불어 민주당·국민의당 등 야 3당은 촛불 민심에 등 떠밀려 ‘즉각, 무조건 퇴진’이란 비현실적인 정신 구조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분열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올바른 로드맵은 이른바 ‘비박 세력’의 안이라고 판단 된다. 유승민, 정병국·황영철 의원 등이 2일 내놓은 로드맵은 ▶박대통령은 내년 4월 30일까지 하야한다. ▶하야 때까지 모든 국정은 총리에게 넘긴다. ▶박대통령은 이런 입장 표명을 7일 오후 6시까지 한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없으면 9일 야 3당의 탄핵안 표결에 합류한다는 내용이다.
비박의 입장은 정치권의 3개 안 중 가장 합리적이고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치 일정이다. 박대통령은 지체없이 이 길을 따라야 한다. 기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는 재앙을 맞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탄핵안 부결은 박 대통령에 대한 면죄부가 결코 아니다. 이제 박 대통령은 떠나는 뒷모습이라도 아름다워야 한다.
그것이 나라와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박 대통령이 마지만 남은 최소한의 정치적 자산을 지키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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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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