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가별 감산 물량에 전격 합의했다는 낭보가 전해지며 국제유가가 10% 가까이 급등했다.
국가별 감산 쿼터 합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던 이란이 하루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동결하고, 이라크는 20만 배럴 이상을 줄이기로 하면서 저유가에 짓눌려온 국제 사회는 한 시름을 덜었다.
하지만 이번 합의의 유효 기간이 내년 1월 이후 6개월에 불과한 데다, 회원국들이 감산 쿼터를 제대로 이행할 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비관론도 일각에서는 고개를 든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배럴당 4.21달러(9.3%) 오른 49.44달러에 마감했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는 OPEC발 낭보로 50달러에 육박하며 종가 기준으로 10월2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일 상승폭도 9개월만에 가장 컸다.
전 세계 유가의 지표 역할을 하는 북해산 브렌트유 다음달 인도분도 이날 영국 런던에 있는 유럽거래소(ICE)에서 4.09달러(8.8%)오른 배럴당 50.4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 2월물은 전장에 비해 4.52달러 오른 51.84달러, 3월물은 52.08달러, 4월물은 52.7달러, 5월물은 53달러, 6월물은 53.3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OPEC의 국가별 감산물량 합의 소식이 주효했다.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14개 회원국들이 하루 최대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120만 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 이번 감산 합의의 유효기간은 내년 1월 이후 6개월간이다. 이란, 이라크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해 유효기간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합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던 이란은 하루 생산량을 현 생산 수준인 380만 배럴에 묶기로 했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며 지체된 국가 개발을 명분으로 감산 동참을 거부해 왔다.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를 이유로 감산에 부정적이던 이라크는 하루 생산량을 435만 배럴로 21만 배럴 더 줄이기로 합의했다.
국가별 감산 물량은 ▲사우디아라비아 50만 배럴 ▲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 30만 배럴▲이라크 21만 배럴 등이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이번 합의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다고 FT는 전했다. 비회원국인 러시아도 내년 상반기중 단계적으로 산유량을 하루 30만 배럴씩 줄여나가기로 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이러한 방침을 밝혔다.
각국은 OPEC의 국가별 감산 물량 합의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합의가 지난 2014년 말 이후 2년 가까이 지속된 저유가의 흐름에 종지부를 찍고, 유가가 반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외무장관인 기욤 롱은 OPEC의 이번 감산 합의에 대해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는 OPEC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줬고, 세계 에너지 시장에 좋은 일을 했다"면서 그 의의를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감산이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을 불식하는 등 정치적 결단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일관성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이행될 지를 놓고 여전히 회의적 시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