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은 21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장기와 단기 금리의 유도 목표를 새로 도입하고 기존의 자금공급량(본원통화) 목표를 사실상 폐지하는 방법으로 대규모 금융완화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로써 일본은행은 금융정책의 금융완화의 중심을 자금량에서 장단기 금리로 옮기게 됐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금융정책 결정회의는 이날 장단기 금리 조작을 동원하는 양적, 질적 금융완화책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단기금리를 -0.1%로 하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유지하는 한편 장기금리(10년채 국채금리)를 0% 정도까지 유도하기로 했다. 다차원 완화정책을 도입한지 3년6개월이 지나면서 일본은행은 이번에 완화 틀을 기존의 양 중심에서 금리 중시로 크게 방향을 튼 셈이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의 총괄적인 검증인 실시해 물가 상승 2%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틀을 대담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새로운 틀 도입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7대2 찬성 다수로 채택됐다.
신 완화정책 틀의 명칭은 '장단기 금리조작(수익률 곡선 관리)부 양적-질적 금융완화'로 명명됐다.
장기금리의 유도 방법은 이제껏 시행한 국채 매입을 주축으로 하면서 매입액은 당분간 현행 80조엔 정도를 목표로 해서 잔존 기한에 구애됨 없이 폭넓게 국채를 사들일 방침이다.
일본은행은 수익률을 정해 국채를 매입하는 새로운 국채 매입에도 나선다. 아울러 최장 10년의 자금을 고정금리로 공급하는 신 금융조절 수단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정책을 2% 물가 상승 목표를 실현하고 안정을 찾을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그간 2%에 도달하기 전에 금융완화를 늦추는 것은 아닌가는 관측도 있었지만 2%를 넘어서도 완화를 지속할 생각임을 일본은행은 분명히 했다.
물가 상승률이 2% 목표에 다가설 경우 시장 관계자가 대규모 금융완화의 종료를 예상함에 따라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억제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에서다.
일본은행은 향후 추가 금융완화 수단으로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강화, 장기금리 조작목표 인하, 자산매입 확대, 자금공급량 확대 속도 가속 등을 거론했다.
마이너스 금리의 확대를 추가완화의 축으로 두겠다는 방침도 처음으로 명확히 밝혔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의 틀을 변경한 것은 시장에 풀린 국채가 극단적으로 적은 상황에서 자금공급량을 종전처럼 계속 확대한다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장기금리 목표를 설정하고 자금공급량을 유연하게 변동하도록 함으로써 차분하게 금융완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금까지 금융완화는 초장기 금리를 지나치게 내려 보험과 연금 운영을 곤란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빚었다.
장기금리 목표는 10년채 금리가 마이너스권에 진입하는 등 금리의 과도한 하락을 방지하는 점에서 수익 악화로 고전하는 금융기관을 배려한 측면이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정책 결정회의 내용 등에 관해 상세히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