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유럽 정보기관 수사문건 입수 보도… 파리 테러 때 쇼핑센터 등 대상 포함
네덜란드, 영국서도 테러 기도… 일부 조직원들, 난민으로 신분위장해 유럽 침투
‘이슬람 국가’(IS)가 당초 기획했던 프랑스 파리 테러는 실제보다 더 방대하고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비슷한 테러를 유럽 내 다른 국가에서도 벌일 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CNN방송은 프랑스 등 유럽 수사당국의 내부 문건 9만쪽 분량을 입수해 5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여기에는 테러 용의자의 진술 조서 등 당국의 조사 내용과 휴대전화 통화 목록, 사진 등 수사 기록이 포함됐다. 이는 IS의 대외작전부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 알-카르지’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주요 근거가 됐다.
CNN보도에 따르면 유럽 수사 당국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에 가담하려다 오스트리아에서 생포된 IS 조직원 아델 하다디와 무함마드 우스만을 조사해 IS의 해외 테러 계획과 연락 체계, 테러범의 유럽 이동 경로 등을 파악했다.
IS는 지난해 유럽에 보낸 조직원을 통해 프랑스는 물론 네덜란드도 공격할 계획이었다. 프랑스에서도 실제 테러를 저지른 바타클랑 콘서트홀과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카페 외에 쇼핑센터와 슈퍼마켓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최근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IS는 영국 내에서 테러를 벌이기 위해 조직원을 잠입시키려는 시도도 했다.
IS가 수뇌부의 지령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했던 수법도 밝혀졌다. 조직원에게 다음 목적지로 갈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와 돈만 쥐어주는 것이다. 조직원들은 수뇌부가 중간 중간에 심어둔 사람들과 연락하며 최종 목적지까지 가게 된다. 이들은 같은 팀에서도 가명을 쓰며 서로의 신원을 철저히 숨겼다. 국경을 넘을 때는 위조한 여권을 사용했고 기차칸 화장실에 숨어 신분증 확인을 피했다.
자세한 정황은 이들이 사용했던 바이버와 텔레그램, 왓츠앱 등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드러났다. 일부 앱은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발신자 번호와 위치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앱도 있다고 전해졌다.
유럽 당국이 생포한 하다디와 우스만은 각각 알제리, 파키스탄 출신의 IS 조직원으로 드러났다. 파키스탄의 극단 이슬람 무장단체 ‘라쉬카르 에 타이바’에서 폭탄을 제조하던 역할을 맡았던 이들은 시리아 락까로 건너가 IS에 가담했다. 하다디와 우스만은 파리 테러 6주 전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자폭한 아흐메드 무하메드, 모하마드 마흐무드 등 2명과 함께 터키와 그리스를 통해 프랑스로 들어왔다. 이들은 한 팀이었지만 서로의 실명이나 최종 임무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하다디는 자신이 알던 것이 “신에게 무언가 좋은 일을 하기 위해 프랑스로 보내진 것”이 전부였다고 수사 당국에 진술했다.
무하메드와 마흐무드는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자폭했다. 하다디와 우스만은 파리 테러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4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난민 지위 신청서를 내고 난민 센터에 상주했다. 이들은 수 주 동안 센터에 머물면서 IS 수뇌부의 다음 지령을 기다리다가 지난해 12월 10일 당국에 체포됐다. 이들은 체포되기 며칠 전 파리행 기차편을 검색했으며 벨기에와 프랑스로 해외 전화를 걸었다. 그 사이 IS가 보낸 또 다른 조직원 아비드 타바우니를 기다리기도 했다. 수사 당국은 IS가 이들 3명을 또 다른 소규모 팀으로 구성해 유럽 내 테러를 일으킬 계획이었다고 보고 있다. 타바우니는 지난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체포됐다. 유럽 수사 당국은 하다디와 우스만, 타바우니 등 3명을 기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