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러시아 신흥재벌 유착 의혹”… 새로운 돌발변수 등장
미국대통령 선거판에 ‘러시아 스캔들’이 새로운 돌발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폭로전문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데 이어, 이번에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러시아의 ‘올리가르흐(신흥재벌)’들과 검은 유착관계를 유지해 왔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가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올리가르흐들과의 거래가 밝혀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는 러시아에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리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삭제 이메일 3만 여건도 마저 폭로해달라고 요청을 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보수성향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조지 윌은 25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첫째 날 현장에서 생중계한 폭스뉴스의 ‘먼데이스 스페셜 리포트(Monday’s Special Report)’에서 “우리가 트럼프의 납세 내역을 볼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러시아 올리가르흐 등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좋은 일일 수도 있고, 나쁜 일일 수도 있고, 아니면 대단치 않은 일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주장했다.
윌은 40년 넘게 워싱턴포스트 등에 칼럼을 기고해온 언론인으로, 지난 달 트럼프를 대선후보 결정한 공화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평생 지녀왔던 공화당 당원 자격을 스스로 폐기한다고 공식 선언한 바있다.
윌의 주장과 관련해 캘리포니아 남가주대학에서 세법을 가르치는 에드워드 클레인바드 교수는 27일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납세 내역을 통해 범죄조직과의 연관성이나 부적절한 사업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길은 없다”고 말했다.
세금 관련 전문매체인 ‘텍스 어낼리스츠(Tax Analysts)’의 편집국장인 제레미 스콧 역시 “(납세 내역을 통해) 일부는 좀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겠지만 러시아 올리가르흐 등과의 직접적인 관련성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3일 세계적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만여 쪽 분량의 DNC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DNC가 클린턴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 불공정한 판정관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데비 와서먼 슐츠 DNC의장은 다음날 곧바로 이번 전당대회를 마친 뒤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클린턴 진영의 로비 무크 선대본부장은 24일 ABC뉴스에 출연해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해커들이 DNC 전산망에 침투해 이메일을 해킹했고, 이를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를 돕기 위해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 27일 플로리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내 말을 듣는다면 사라진 클린턴의 3만개 이메일을 찾아내기를 바란다. (러시아가 클린턴의 이메일을 공개한다면) 미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캠프는 성명을 통해 “대선후보가 자신의 경쟁자에게 스파이행동을 하라고 외국 정부에 부탁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이것은 호기심이나 정치의 문제를 넘어서서 국가안보에 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