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난민 또는 중동지역 출신에 의한 테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난민수용정책을 취해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가 중대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독일 남부 뉘른베르크 인근 안스바흐에서 24일 오후 10시(현지시간)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는 27세 시리아 난민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용의자는 1년 전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했지만, 시리아가 내전 중인 만큼 독일 거주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8일 독일 바이에른주(州) 뷔르츠부르크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10대가 열차 내에서 도끼 등 흉기를 휘두른 사건에 일어났고, 지난 22일 뮌헨에서는 이란계 십대 남성이 총을 쏴 9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가 하면 24일 오후 4시30분쯤 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로이틀링겐 도심 버스정류장 근처에서는 한 시리아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임신부 1명을 살해하고 시민 2명을 다치게 했다.
이 중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해 저지른 사건은 현재까지 열차 도끼 테러
가 유일하지만, 독일 시민들은 불과 며칠 사이에 살인사건이 이어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시행한 한 여론조사에서 "앞으로도 계속 테러가 발생할까 두렵다"고 대답한 응답률은 77%에 달했다. 지난 18일 열차 도끼 테러 이후 현지 TV 방송사 ZDF가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독일이 테러 공격 대상이 될까 두렵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은 77%로, 2주전(69%)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르만 내무장관은 24일 “안스바흐 용의자가 자폭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여러 사람을 살해할 의도가 있었지는 모른다”고 밝혔고 민센 안스바흐시 지방검찰의 대변인도 이날 성명에서 "용의자의 범행동기,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이 있는지도 이 단계에서는 추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토마스 드 메지에르 독일 내무부 장관은 이날 현지 일간 빌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 중 뮌헨 테러 용의자 알리 데이비드 손볼리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연관되지 않았다는 당국의 조사에 안심했냐는 질문에 "이번 테러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안심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뮌헨도 프랑스 니스, 말리 바마코, 터키 이스탄불과 함께 테러 목표 도시 명단에 들게 됐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의 유입으로 독일이 테러에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며, 연이은 테러로 인해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메르켈 총리 정부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작센안할트주 대표 안드레 포겐부르크는 24일 뮌헨 테러에 대해 "메르켈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테러 부상자와 희생자 유가족에 동정을 표한다, 이번 테러에 책임이 있는 메르켈 총리 정부와 좌파 바보들을 혐오한다. 메르켈 총리의 기독 연합당이 독일 등 유럽에 테러를 일으켜줘서 고맙다”고 비꼬았다.
극우 포퓰리즘 단체들은 시위를 벌이며 메르켈 총리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포겐부르크 대표는 뮌헨 테러의 용의자가 IS와 관련이 없다는 확실한 수사 결과에도 메르켈 총리 정부를 비난하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독일은 프랑스와 벨기에에 비해 상대적으로 테러 안전지대였지만, 현지 보안 당국은 이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안당국은 현재 테러 용의자 1029명이 관련된 708건의 이슬람 테러 모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독일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의 한스-게오르크 마센 청장은 프랑스만큼 독일도 IS 테러에 취약하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