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성산성의 축조 기법이 밝혀졌다.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의 매장문화재 학술조사사업 결과다.
김제 성산성은 김제시의 주산인 성산의 정상을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이다. 성곽의 축조와 관련한 문헌기록이 전하고 있지 않고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실체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잔존상태가 양호한 서쪽 성벽을 대상으로 발굴조사했다. 판축(版築)기법으로 세 차례에 걸쳐 쌓은 토축성벽으로 축조됐음이 확인됐다. 판축기법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방법이다. 단순히 흙을 쌓아 올리는 성토(盛土)기법보다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이른 시기의 맨 아래 성벽은 점토와 마사토(풍화암반토를 재사용한 흙)를 사용해 판축기법으로 정교하게 쌓았다. 판축기법으로 토성을 축조할 때 사용한 목조 구조물(비계목)의 기둥자리인 영정주공(永定柱孔)이 130㎝ 간격으로 배치돼 있음도 확인했다.
맨 아래 성벽의 위로는 두 차례에 걸쳐 성벽을 보강한 흔적이 발견됐다. 보강 성벽은 성벽 밑부분에 기단석을 2열로 나란히 놓은 다음 그 위에 판축기법으로 중심 성벽을 쌓았다.
성벽의 안쪽에서는 건물지와 관련된 석렬이 확인됐다. 성벽 내 지형을 평탄하게 고른 후 건물을 세워 성의 방어를 더욱 튼튼히 했음을 알 수 있다.
선 모양 무늬가 새겨진 선문계 기와와 생선뼈무늬가 표현된 어골문계 기와가 주로 출토됐다. 물결무늬가 새겨진 대형 항아리도 여럿 발견됐다. ‘관(官)’자가 찍힌 기와도 나와 국가 시설로 이용됐음을 짐작케 한다.
출토유물을 근거로 성곽 조성시기는 통일신라 말~고려 초로 추정된다. 최하층 판축토성은 축조 기법이나 축조 재료, 영정주공의 간격 등을 감안하면 이전 시기로 올라갈 수도 있다.
김제 성산성 발굴조사 성과는 24일 오후 3시30분 전라북도 김제시 교동 262-4 현장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