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國定化) 문제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청와대와 당정이 7일 ‘통합교과서’라는 단일 교과서 형태로 국정 전환을 기정사실화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면 반대 투쟁을 선언했다.
올바른 역사 교육과 양질의 콘텐트 개발이란 본질은 온데간데 없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역사 교과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전하며 국정 전환을 시사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검정 통과 교과서에 많은 사실 오류와 이념적 편향적 논란이 있다”며 “사실에 근거한 균형 잡힌 교과서를 개발하라”고 교육부에 지시했었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나오자 당정은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통합교과서 형태의 국정화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하지만 여권(與圈)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 걸기에 들어갔다.
우리는 반드시 국정화해야 옳다고 본다.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는 출판사 별로 일관되게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반(反) 대한민국 사관(史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 학생들에게 민중 혁명 교육을 하려는 의도는 노골적이다.
산업화 성공은 자본가의 착취와 등치되고, 민주화는 비판의 여지 없는 숭고한 가치로 묘사된다. 기업을 일으키고 고용을 창출한 경제 위인들에 대한 조명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다 보니 건국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왜곡도 심각하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는 한 출판사의 역사 교과서를 보면 이승만 대통령에게 분단 책임을 돌리고 그를 독재자로 묘사했다.
이는 스탈린의 지령을 받아 사실상 북한에서 먼저 정부를 구성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완전히 뒤집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이승만이 실시한 농지 개혁으로 농민 대부분이 자기 토지를 갖게 된 이들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북한을 향해 자발적으로 거세게 저항했다는 사실을 은폐 했다.
그리고 유상 분배에 따른 부담으로 다시 소작농인이 되거나 지가증권을 현금으로 바꾸기 어려워 중소 지주층이 산업자본가로 전환되지 못하고 몰락했다는 식으로 기술했다.
현재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는 다양성, 자율성, 선택을 존중한다는 검.인정 제도의 외피만 쓰고 있을 뿐 실상은 전혀 다르다. 어떤 교과서를 채택하든 결국 위와 비슷한 내용을 배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것이야말로 획일화이며 선택권 박탈이다.
작년 교학사 역사 교과서 채택 방해 사태는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강력한 카르텔의 존재를 보여주었다.
자신들과 다른 사관을 받아들일 수 없고, 자기들식 역사 해석만 학생들에게 주입하겠다는 공동 목적을 가진 출판사, 교과서 편집진, 역사학계 등을 위시한 일선 교사, 좌파 시민 단체가 단합했다. 하지만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초중등교육법은 교과용 도서의 사용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대통령령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이를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3조)에 위임하고 있다. 규정 3조에 ‘단, 국사교과서는 국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 줄만 삽입하면 된다. 규정도 대통령령이라 정부가 쉽게 국정으로 고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 기준이 교과서보다 두꺼울 만큼 정교하다면 이념 편향적 교과서는 나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은 달랑 12쪽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든가, 북한 정권을 일방적으로 긍정 묘사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 같은 것도 아예 없다.
이런 문제점을 그대로 둔 채 교과서의 제도를 탓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 방기를 드러낼 뿐이다.
만일 당정이 국정화를 강행하면 교육부는 1년 안에 새교과서를 만들어 2017년 2월까지 공급해야 한다.
시대착오적인 시도를 접고 학자들이 양질의 교과서를 만들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 구국의 길이 되는 까닭이다.
좌우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학자를 검정위원으로 엄선해 심의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애국심 고양이기 때문이다. 기존 8종의 검정 교과서는 심의과정이 엉성해 편향성과 오류를 걸러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최고의 학자를 필진으로 모셔 논문보다 값진 연구성과로 인정해줘야 한다.
정부는 문제점을 시정하고 수준 높고 균형 잡입 교과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