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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민들, 결국 안정 선택했다
작성 : 2015년 09월 21일(월) 18:31 가+가-
치프라스 전 총리, 조기 총선서 승리…정치적 혼란 받아들일 없다는 신호
그리스 국민들은 결국 안정을 선택했다. 경제적 곤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것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명백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20일 실시된 그리스 조기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좌파 성향의 시리자당에 예상을 뛰어넘는 큰 승리를 안겨주면서 지난 8월 총리직에서 물러났던 알렉시스 치프라스(41) 전 총리를 한 달 만에 다시 권좌로 복귀시켰다.
치프라스는 “오늘의 승리는 시리자의 승리가 아니라 그리스의 모든 노동계급과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그리스 국민들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의 앞날에는 많은 어려움이 놓여 있지만 그리스는 굳건히 맞설 것이고 그럴 힘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가 마법을 통해 회복될 수는 없다. 모두가 힘겨운 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자당과 신민당이 박빙의 경쟁을 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시리자는 약 36%의 지지율로 28%에 그친 신민당을 큰 차이로 앞섰다. 시리자는 과반 의석에 6석 부족한 145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4%를 득표한 독립그리스인당과 함께 연정을 구성하기로 했다. 신민당은 75석의 의석 획득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밖의 큰 승리로 치프라스는 비교적 안정된 연정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승리는 그리스 유권자들이 치프라스에게 국제채권단과 체결한 86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협정을 소신껏 추진하도록 위임해준 것으로 치프라스가 선택한 정책에 타당성을 부여해준 것이다. 그리스 국민들이 치프라스를 다시 총리직에 복귀시켜준 것은 그가 채권단과 체결한 구제금융 협정이 합리적이라는 판단과 함께 구제금융에 반대하던 시리자당 내 급진세력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한 것을 높게 평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치프라스로선 좀더 자유로운 입장에서 채권단이 요구한 노동시장 개혁과 연금 삭감과 같은 구제금융 협정 이행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채권단으로서도 지난 8월 체결한 구제금융 협상이 또다시 파행을 겪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리스 경제가 안고 있는 어려움은 결코 녹록치 않다. 자본 통제는 아직도 시행 중이고 산업 기반도 위축되고 있다. 실업률은 25%로 고공행진을 계속 중이고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2.3% 위축에 이어 내년에도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0월 말까지 채권단이 요구한 개혁 조치들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할 32억 유로의 채무 상환에 실패할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치프라스 총리로서는 시간이 얼마 없는 셈이다. 그만큼 개혁 조치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리자 내부에는 여전히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남아 있다. 50여명의 시리자 소속 의원들이 긴축을 강요하는 구제금융 협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구제금융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반대 진영이 승리했음에도 불구, 치프라스는 야당의 지지에 힘입어 구제금융 협정의 국회 비준을 받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구제금융 협정을 추진하는데 있어서는 시리자당의 전폭적인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치프라스가 안고 있는 첫번째 문제점이다.
지난 40년 간 그리스를 통치해온 신민당은 이번 조기총선에서 시리자당에 내준 정권 재탈환을 노렸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신민당의 좌절은 그리스의 현 위기를 초래한 신민당의 부패 관행에 비춰볼 때 또다시 신민당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국민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긴축정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더이상 신민당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시리자당이 긴축정책으로 고통받은 빈곤층을 위한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리자당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총선 때에 비해 환호하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 거리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드문드문 눈에 띄기는 했지만 지난 1월 승리 때에 비하면 그 규모는 훨씬 줄었다. 세금은 오르고 복지 혜택은 감소하는 고통의 시간이 닥칠 것임을 의식한 때문일 것이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55%로 1월의 63%에서 크게 떨어져 그리스 투표율로는 이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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