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남들과 좀 달랐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로 두 팔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병신이라고 놀림을 당하고 욕도 먹고 맞기도 하면서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자기 자신에 대한 억울한 마음과 친구들을 향한 섭섭하고 분한 마음이 가득해서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소년은 거울 앞에서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거울 앞에 비춰진 모습은 다름 아닌 초라한 병신이었습니다. ‘아, 내가 병신이지’ 하고 마음에서 인정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병신인 것을 인정하고 보니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친구들은 소년을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그 날은 소년이 조금 달랐습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나 병신이야, 그러니까 너희들이 도와줘야 돼!”
그때부터 친구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친구들이 무시하지 않고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함께 다니면서 돌보아주는 귀한 친구를 얻게 됩니다. 그 친구의 사랑이 너무 고마워 그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 입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발가락에 붓을 끼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뇌성마비를 극복하고 왼발로 그림을 그리는 최웅렬 화백의 실화입니다.
요즘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개성을 살리는 것이 보편화 되어있는 사회입니다.
자신의 단점을 가리고 장점을 살려서 매력 있고 개성적인 나를 살려 인정받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잊은 채로 내가 만든 내 모습이 진짜인 것처럼 속은 채 살아갑니다.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더 가리고 치장하고 뽐내려 할수록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담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앞에 나온 최웅렬 화백의 이야기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자신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을 향하여 마음을 열고 도움을 청하게 될 때, 그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최웅렬 화백이 얻은 친구의 사랑은 그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었고 사람의 인생을 아름답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이 절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자체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마음이 만나고 흐를 때, 정말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잘난줄 알고 있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거나 몸이 병들거나 불의에 사고가 찾아와서 자기 스스로 극복 할 수 있는 힘이 없을 때 상대방을 향하여 마음을 열고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도움을 청하면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반드시 있는 것입니다.
브라더 앤드류라는 사람이 쓴 책에 원숭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네덜란드 군인으로 인도네시아에 파병된 그는 새끼 원숭이를 부대 막사에서 기르고 있었습니다.
전투하다 부대원들이 죽는 것을 보고, 또 자기도 적군을 죽이다 보니 앤드류는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전투가 잠시 숲에 가서 원숭이와 함께 노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원숭이도 앤드루를 잘 따르고 서로 통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원숭이가 음식을 잘 먹지 않고 침울해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 날도 앤드류는 전쟁의 공포를 떨쳐내려고 원숭이를 데리고 숲으로 갔습니다. 수풀 위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고 자기 가슴위에 있는 원숭이를 쓰다듬고 있는데, 목덜미에서 무엇이 느껴졌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까 철사줄이었습니다.
원숭이가 아주 어릴 때 누군가 목에 철사줄을 감아 놓았는데, 점점 자라면서 목이 굵어져 그 철사줄이 원숭이의 목을 조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털에 가려져 있어서 보지 못했다가 그날 우연히 철사줄을 만진 앤드류는 원숭이의 목에 감겨 있는 철사줄을 끊어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날을 정해, 아주 날카로운 칼과 펜치를 가지고 숲으로 가서 원숭이에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목에 있는 이 줄 때문에 네가 고통스러우니까 내가 그걸 끊어 주겠다.’원숭이가 그의 말을 이해한 듯 가만히 있었습니다.
앤드류가 오른쪽 다리로 원숭이의 몸통을 누르고, 목에 감겨진 철사줄의 매듭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매듭이 박힌 부분의 살을 칼로 쨌습니다. 피가 났지만 원숭이는 잘 참았습니다. 매듭이 드러나자 한쪽을 끊은 후, 다른 쪽을 펜치로 잡고 당기니까 철사가 쫙 빠져나왔습니다. 피를 흘리기는 했지만 상처가 아물면서 원숭이가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목의 철사줄이 사람에게는 별것 아니어도 원숭이 스스로는 그 철사줄을 풀 수 없습니다.
사람은 매듭을 잘라내 철사줄을 빼낼 수 있지만, 그것이 원숭이에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원숭이가 자기 목에 감겨 있는 철사줄을 풀지 못하듯, 사람도 똑똑하고 공부를 많이 했다 해도 스스로 풀지 못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때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옆에서 도와주면 거기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앤드류가 원숭이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 인간은 스스로 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의 도움을 통해서 벗어나야 합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산다면 안되는 것이 없습니다.
최웅렬 화백은 자기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친구의 도움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