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자 명부 관리 허술’ ‘항해 선박 모니터링 부재’ ‘초기 대응 실패와 골든 타임 허비’. 추자도 근해 낚싯배 돌고래호 전복 사고에서 드러난 해경의 총체적 관리 부실을 요약할 수 있는 말들이다. 제주해양경비안전부에 따르면 해경은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나도록 사고 선박의 탑승 인원조차 정확히 확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제대로 작동만 됐어도 정확한 탑승 인원을 알 수 있는 해남 남성항과 제주 신양항의 CCTV는 모두 고장 난 상태였다고 한다. 특히 남성항의 경우 주민들이 CCTV 수리 요청을 수차례 했음에도 예산타령만 하면서 3년 넘게 방치해 해경의 관리부실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해경의 경비안전센터는 사고 당일 악천후 상황에서 돌고래호의 어선 위치 발신창치(V-PASS)가 1시간 이상 꺼져 있었는데도 이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았다. 악천후 속에서 2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운 선박의 V-PASS 신호가 끊어졌다면 상황 파악을 하고 즉각 대응조치에 착수했어야 했다고 본다. 해경의 이러한 안이한 태도로 인해 ‘골든타임’ 81분을 허비해 더 많은 인명을 구조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금번 사고를 해경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회고하자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해체를 선언한 뒤 해경은 육상 수사 기능을 경찰청으로 이관하는 대신 구조 기능만은 강화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 육상에서는 30분 이내, 해상에서는 1시간 이내 재난 현장에 도착하는 대응체계를 갖추겠다고 장담하지 않았던가.
약속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또 다시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아울러 당일 악천후 속에서 운항을 강행했던 여전한 안전불감증도 문제가 된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불편도 감수하는 문화가 이땅에 정착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