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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가채무 관리
이 준 구 주필
작성 : 2015년 09월 14일(월) 18:16 가+가-
나랏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두렵다. 정부가 8일 확정한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국가채무가 일년 새 40조1000억 원 늘어 645조2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돌파하게 된다.
한 해 국채 이자만 18조원을 물어야 한다. 2000년 111조원에 불과하던 나랏빚은 작년 595조 1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국가채무가 GDP의 30% 선에서 40% 선으로 늘어나는데 7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내년 예산을 보수적으로 편성했다고 강조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경기가 어려워 세금이 많이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수입과 지출 증가율을 당초보다 크게 낮춰 잡았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 재정개혁과 구조개혁을 추진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야말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뛰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내년 예산안의 고민인 것이다.
최 부총리 취임 이후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세는 미약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이란 악재도 도사리고 있다. 경기만 본다면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절실하다. 하지만 나랏빚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에 나라 살림 추이를 보면 최경제부총리의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정부는 작년 예산을 짜면서 나랏빚 규모를 ‘2018년까지 GDP의 30% 중반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불과 일년 만에 이 숫자가 ‘2019년까지 40%대 초반’으로 바뀌었다. 국가채무에 대한 정부의 예측 능력과 관리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금년 평균 국가채무비율(114.6%)에 견줘 양호하다는 설명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이들 국가 상당수는 미국과 일본처럼 기축 통화국이거나 유로존의 보호를 받고 있다. 세계 7대 교역국이지만 통화가치가 외풍에 자주 휘둘리는 한국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더구나 나랏빚은 가만둬도 저절로 늘어나게 돼 있다. 고령화와 복지에 대한 수요 증가 때문이다. 내년 보건.복지.고용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전체 예산의 30%를 넘어선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지출액이 내년 122조9000억 원에서 2019년 140조3000억 원으로 증가한다.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하는 이런 의무지출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재정건전성엔 빨간불이 켜진다.
재정건전성은 한국 경제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넉넉한 외환보유액과 함께 외풍을 막는 방파제가 돼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일본과 반대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위상이 오른 것도 해외에서 이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불평등의 지표인 지니계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계속 악화됐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작년에 가처분소득의 지니계수는 0.4259에 달했다. 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균등한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소득분배가 상당히 불평등한 것으로 간주된다. 자산을 포함한 지니계수는 이보다 더욱 심각해 0.6014에 이른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한국의 불평등이 최악이라고 할 순 없지만 가장 빠르게 불평등 문제가 불거지는 사회임은 분명하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소득 격차가 너무 크다는 응답은 87.9%에 달했다. 이는 불평등 해소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더 큰 대가를 치르기 전에 국가 차원에서 이를 치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불평등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씨름하고 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2010년 유럽의 경제위기 이후 서구에서도 불평등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팽배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유독 불평등 의식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비율이 62.8%로 상당히 높았다.
정부가 불평등을 줄이려는 정책을 연구해야 되는 까닭이다. 정부는 국민의 불평등을 줄이려는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
국가채무가 국가의 문제라는 인식을 다져야 한다. 예산 낭비를 막는 재정개혁과 복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전력을 경주해야 한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불필요하거나 시급하지 않은 지출을 걸러내는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가 모처럼 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길 학수 고대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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