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문화협회가 세계 102개 비 영어권 국가의 국민 4만 명을 대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조사결과 5위는 영원(Eternity)이었고 4위는 사랑(Love), 3위는 미소(Smile), 2위는 열정(Passion), 1위는 어머니(Mother)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머니란 단어 속에는 5위의 영원과 사랑과 미소와 열정이 다 들어있다. ‘어머니’란 말만 들어도 따스함과 친근감이 느껴지는 인류 모두의 언어이다.
어머니의 따뜻한 미소가 우리에게는 생명이 되고 기쁨이 되며 어머니의 열정이 우리에게 새 힘과 희망을 준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안식을 얻으며 평안을 누리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를 초월하고 인종을 초월해서 ‘어머니’란 단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된 것이다. 그리고 ‘지혜로운 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독일의 유명한 작곡가 멘델스존의 할아버지인 모세 멘델스존은 계몽주의 철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독일의 계몽 사상가인 레싱과 아주 깊은 교우관계가 있었고 철학자인 임마누엘 칸트와도 자주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체구가 작은데다가 등이 굽어 기이한 모습의 곱사등이었다.
어느 날 모세 멘델스존이 함부르크에 있는 한 사업가의 집을 방문했다가 그 집의 아름다운 딸 프롬체를 만나게 되었는데 상당한 호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프롬체는 보기 흉한 멘델스존에게 눈길조차 주려고 하지 않았다.
멘델스존이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지만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한 마디 말조차 걸어보지 못하고 돌아가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한 후 용기를 내어 프롬체의 방으로 뒤따라 들어가 몇 차례 말을 걸어보았지만 프롬체는 창밖을 볼 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멘델스존은 포기하지 않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결혼할 배우자를 하늘이 정해준다는 말을 믿나요?”그러자 그녀는 멘델스존에게 창밖을 계속 보면서 “그래요 당신도 그 말을 믿나요? 라며 차갑게 대답했다. 멘델스존은 말하기를 “네, 저도 믿습니다. 한 남자가 태어나는 순간 하늘은 그에게 장차 신부가 될 여자를 정해주지요. 제가 태어날 때도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너의 아내는 곱사등이다.’ 라는 말을 듣고 저는 놀라 소리쳤습니다. ‘안됩니다. 하나님 ! 여인이 곱사등이 된다는 것은 비극입니다. 차라리 저를 곱사등이로 만드시고 제 신부에게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태어나게 해 주십시오’ 라고 간절히 간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곱사등이가 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던 프롬체는 자기도 모르게 멘델스존의 손을 잡았고 그의 아내가 되기로 했다. 이 얼마나 지혜로운 말인가? 우리사회는 늘 말잔치가 풍성하다. 특히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국민들의 삶에 엄청난 짐을 지어주고 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허풍이나 상대방을 헐뜯는 말이나 그들의 표정에서 풍기는 느낌이 부아가 치밀 정도로 역겨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이젠 우리사회의 마지막 보루인 교육자나 성직자들까지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저기서 그럴듯한 말잔치가 풍성하지만 지켜보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믿음이 가는 행동은 구경할 수 없어 불신만 가중된다. 그래서 더욱 세상은 삭막해지고 극도의 개인주의가 날이 갈수록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믿지 못하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신경을 곤두세우며 자기중심적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한다. 차라리 물질의 풍요롭지 못할 때가 인정이 넘쳐났음을 회고해본다.
말은 서로간의 약속이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는 불신사회이다. 그래서 서로 진실 된 말이어야 하고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무엇을 얻어내기 위해 사탕발림을 하는 거짓말이어서는 안 된다.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성큼 성큼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이 맘 때면 대한민국은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그야말로 십만선량인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을 실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국민들을 대신해서 국가기관의 모든 살림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잘못을 지적하고 책임자를 불러다 호통을 치는 광경이 펼쳐진다.
그런데 이제는 제발 내실 있는 국정감사를 펼쳐주었으면 한다.
아름다운 말과 지혜로운 말로 천고마비의 계절인 이 가을을 맞아 우리들의 삶의 현장이 더욱 풍요롭고 윤택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