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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 대한 고찰
최 수 호 현대행동심리연구소 소장
작성 : 2015년 09월 09일(수) 17:55 가+가-
모든 인간은 언제든 맞서는 여건만 조성되면 서로 겨루어보려는 욕망을 일으키는 속성을 발휘하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자의든 타의든, 선의든 악의든, 옳든 그르든, 자신이든 타인이든 간에 마주할 수밖에 없는 대상들로 일상생활을 엮어가게 되어있다. 따라서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 살아가는 동안에는 어떤 형식으로든지 맞서는 일이 벌어지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크든 작든 경쟁이 전혀 없는 일상적인 삶은 상상할 수도 없고, 알단 경쟁이 벌어지면 이기든, 지든, 비기든 다가올 결과에 대한 평가를 의식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경쟁은 언제나 긴박하게 정신을 차리도록 긴장감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니 경쟁은 대체로 각자의 삶을 피곤하게 하고 지치게 하는 피할 수 없는 일종의 스트레스이다.
하지만 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거나 성취하려고 맞서는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인류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해왔음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서로 경합하는 행동현상을 드러내는 근저에는 항상 능력의 불평등에 따른 수치심과 시기심이 깔려있다.
그러므로 경쟁이란 시기심과 수치심에서 비롯된 내면의 분노를 구체화하여 효과적으로 맞서 이기려는 대응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쟁을 벌이는 행위들의 양태를 살펴보면 두 가지 유형으로 완연히 구분해볼 수 있다.
하나는 자신이 상대보다 더 우월해져서 상대와의 비교에서 느끼던 수치심을 극복하려는 선의에 찬 시기심에서 비롯된 ‘자아향상형’ 경쟁이라면, 다른 하나는 자신이 최고자로 가는 길목에서 걸림이 되는 대상을 인위적으로 제거하거나 의도적으로 제쳐버림으로써 수치심에서 벗어나려는 악의에 찬 시기심에 따른 ‘타인파괴형’ 경쟁이라 할 수 있다.
전자는 자기발전을 위한 야심찬 성취경쟁이라면 후자는 타인파멸을 위한 적대적 파괴경쟁인 것이다.
그러므로 전자는 자기향상의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는 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쟁자를 자신의 계속적인 발전에 도움을 주는 소중한 자원으로 여긴다.
그러니 ‘자아향상형’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이지 경쟁자가 아니다. 따라서 자아향상형들은 경쟁에서 늘 순위가 바뀌는 상황을 즐기면서 동반 성장한다.
반면에 후자는 자신이 최고가 되려는데 걸림이 되는 대상들은 전부다 훼방꾼들이므로 모두 제거하거나 제쳐야할 적일뿐만 아니라 경쟁자가 없어질 때가지 경쟁대상에게만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그러니 ‘타인파괴형’ 경쟁에서 필요한 것은 경쟁상대의 섬멸 전략이지 자신의 능력향상을 위한 노력은 별로다.
따라서 타인파괴형들은 2등까지 제거하거나 제쳐서 더 이상 경쟁자가 없음이 확인될 때까지 치열하게 투쟁경쟁에 몰입한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선의의 의지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갈망하는 성과를 얻어내려는 자아향상형들일지라도 부당하게 다른 경쟁자에 의해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되면 자신의 명예를 걸고 타인파괴형으로 돌변하게 된다.
이런 상항에 처하면 정당한 자신을 지켜내려는 명예욕에 사로잡혀버리게 되고, 타협과 양보란 세상에 수치스런 실패로 비춰질 거라는 망상에 빠지게 되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은폐하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전부를 얻어서 주변에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려는 길을 찾거나, 자신이 바라는 것을 전혀 갖지 않음으로써 차라리 자신을 초연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길을 택함으로써 자신의 명예를 손상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처럼 자신을 지켜내려는 명예욕에 집착하게 되면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양자택일에만 고집을 부리기 때문에 양극단을 아우르는 중용을 논하는 것은 이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니 자신의 능력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명예욕은 거만할 정도로 거드름을 피우는 불손한 짓을 스스럼없이 하게 되므로 병적인 인격체로 탈선하는 치명적인 우를 범하게 된다.
하지만 스스로를 쫓기듯 늘 챙기는 명예욕에 빠진 자들은 누가 자신보다 앞서있는가는 이미 자각하고 있다. 그러니 경쟁자에 대한 답은 벌써 나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자를 파괴하는 전략에 몰두하려고 삶의 기준을 바꾸어 경쟁자와 비교하는 일에만 전념하는 생활을 한다.
무엇을 원하든 어느 누구도 자신보다 앞서가면 안 되고, 앞선 자로 인해 발생하는 우월함은 자기 앞에서는 용납하지 못하는 병적인 명예욕에 빠져서도 안 되고, 순수하게 출발한 ‘자아향상형’ 경쟁이 명예욕 때문에 삐끗하여 경쟁자의 파멸을 갈구하는 ‘타인파괴형’경쟁으로 변질되게 해서도 안 된다.
늘 자신의 냉정한 이성을 지켜내는 슬기로운 삶을 통해 선의의 경쟁이 서로의 파멸을 부추기는 악의의 경쟁으로 빗나가지 않도록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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