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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사회에서 잃고 놓친 것들…’
한정원 등 신진기획자 ‘사라지다’展… 권재현 등 3명 작품 전시
작성 : 2014년 07월 13일(일) 15:54 가+가-
성곡미술관이 6개월간 정규 인턴십 수료 후 미술관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네 명의 신진기획자가 기획한 전시를 열고 있다. 김달가이·문지연·윤승화·한정원이 기획한 ‘사라지다’ 전이다.
기술문명사회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잃어버리고 놓친 것들에 대한 반성의 질문에서 시작된 전시회다. 강민수, 권재현, 김효숙 작가의 평면, 설치, 영상, 조각 등을 3개 공간으로 나눠 구성했다.
첫 번째 공간은 권재현의 작품으로 채웠다. 크기와는 달리 가벼워 보이는 속내의 ‘얼굴 없는 남자’(2013)와 ‘이름 없는 여자’(2014)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남자와 여자가 엇갈린 듯 마주한 상태에서 생겨난 텅 빈 공간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물고기와 등뼈가 다 드러난 물고기가 머리를 마주하고 있는 ‘나와 물고기’(2014)가 걸려있다. 그 밑에는 안간힘을 쓰며 자신에게 쓰인 굴레를 벗어던지려는 듯한 모습의 ‘저항하는 사람’(2014)이 서 있다.
작품들은 물질만능주의와 과도한 경쟁 속에서 본질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외롭고 쓸쓸한 현대인을 표현했다. 두 번째 공간은 강민수의 회화와 설치공간으로 분리된다. 12점의 회화작품이 들어찬 공간은 작가의 사적 경험과 기억으로 그려낸 가상의 공간이다. 작품에는 조각을 전공한 작가 특유의 회화적 섬세함이 담겨있다.
이 공간을 작가는 ‘아이딜(Idyll)’이란 단어로 지칭한다. ‘아이딜’은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풍경, 소박하고 평화로운 생활정경이다. 작품에서 주로 보이는 풍경 속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유년기다. 하지만 작품에서 등장하는 몇몇 아이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실종된 아이들이다. 많이 닮아있는 두 모습은 작가의 공간 안에서 동화돼 공존한다.
또 다른 공간에 들어서면 낯익은 놀이터가 펼쳐진다. 하지만 밝고 시끄러운 공간이 아닌 어둡고 조용한 공간임을 인지하고 낯섦을 느끼게 된다.
미끄럼틀이나 목마, 뺑뺑이 등 놀이기구가 있지만,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놀이기구와 벽면 위의 영상 속에서 그들이 노니는 모습과 재잘거림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그들의 부재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어 바로 우리 옆에서 뛰어노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아이딜’은 부재한 기억 속에서 과거의 기억들을 만나게 해주는 통로다.
세 번째 공간에는 무질서한 듯하면서도 제법 정연한 모습으로 거대한 화면 속을 부유하는 김효숙의 작품이 들어섰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질의 파편들이 얽혀있다. 그 안에 인간 형상들이 연결된 듯, 분리된 듯 등장한다.
김효숙은 캔버스라는 정해진 공간 안에서 해체한 사적 경험의 파편들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현대인의 자아를 유비적으로 매개한다. 유년시절, 잦은 이사를 하며 느끼고 고민했던 정체성의 문제를 개발지역에서 살면서 접했던 건축현장의 자재와 긴밀하게 연결해 표현했다. 해체된 구조물의 무수한 파편은 캔버스 전체, 상하좌우 상관없이 펼쳐져 있다.
전시는 9월14일까지다. 02-737-765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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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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