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갤러리 광주점(광주은행 본점 1층)에서는 초여름이 시작되는 절기, 두 여성작가의 2인전을 마련한다.
21일을 시작으로 7월 3일까지 13일간 진행되는 본 전시의 참여작가는 윤세영·이선희 씨로, 두 작가는 지역 한국화단의 젊은 여성작가군에 해당한다. 본 작가들의 작업에서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며 그 감성적 교감과 여운을 상징하는 의미에서의 전시 주제는 ‘잔향 殘香’이다.
작가들이 경험하고 체득한 다양한 감수성은 그 내적 감성과 어우러지며 독특하고 농밀한 화면으로 가시화된다. 이러한 감성은 시간성의 축적, 혹은 시선의 동질화를 통한 교감이라는 형태로 이어지며 보는 이에게 평안한 감정을 선사한다.
두 작가가 다뤄온 채색화의 물성 또한 다분히 한국화의 매력을 전달하는 데 적절한 것이다.
현대미술 안에서 평면 작업, 혹은 회화라는 큰 범주 안으로 편입되는 한국화가 그 장르적 속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흐름에서, 이들의 작업은 의미 있는 과정에 속한다.
섬세한 감성과 내용으로 쌓아 올린 물기 머금은 색감과 분채와 석채 등으로 여러 번 중첩된 부드러운 색조, 적절한 여백으로 내용 전달의 체감을 증폭시키는 화법은 두 작가가 지니는 예민한 감성과 일치되어 근사한 화폭을 구축하게 한다.
윤세영 작가의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요소는 시간성이다.
시간성은 곧 과정의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의미이다.
형식과 내용면에서 즉물적인 평면성이 아닌 역사적인 사건을 모티브로 드러낸 인간 삶의 아픔들, 혹은 사람살이의 일상에 내재된 소외와 우울함 등을 작업 과정에 투사시키며 그만의 집적된 작업세계를 제시한다.
또한 작가가 메시지에 깊이감을 부여하는 푸른 색조는 크고 작은 물결이 응축된 화면 위로 덧씌워지며 그리움, 기억 등의 작가 나름의 서정으로 치환된다. 아픈 4월, 즉 세월호의 아픔을 담아낸 듯한 일련의 봄 연작에서, 언급한 시간성은 잘 드러난다.
대표 작품 ‘그 해 봄’의 경우 생명의 개화를 상징하는 연두빛 나무 아래로 자유롭게 뛰노는 아이들 무리가 자리하는데, 본래 선명하게 보였던 아이들의 군상은 푸른색의 크고 작은 물결로 인해 점차 그 모습이 흐릿하게 퇴색했다.
이번 작품은 내용의 전달과 주제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완성된 회화작품 외 세부적인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작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가 제시한 시선의 흐름과 화폭의 공기에서 감정적 교류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이선희 작가의 성향도 작업의 이해, 즉 교감의 중요성에 몰입한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 따라 감춰진 감정의 조각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하고, 그 감정이 연루된 공간 안에서 교감을 이끌어 내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작가의 언급을 염두에 둘 때, 관람자에게 객체로써의 보는 이가 아닌 유사한 정서와 감성적 모티브를 공유하는 화자로서의 위치 선정을 바라고 있다. 사색의 순간을 표현한 듯한 화면 구성의 주요 인물은 주로 여성이다.
감정의 편린들이 떠도는 찰나의 프레임은 작가 특유의 정적인 화면과 뒤섞이는데, 여백으로 표현된 넉넉한 공간 안으로 여성 특유의 예민한 정서가 감지된다. 간접적인 자아의 투영이기도, 더불어 범속한 삶의 회한들을 함께 공유하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다.
등을 보이고 돌아선 인물이 응시하는 곳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어떠한 감정을 드러내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시선의 향수자는 유사한 제스쳐를 취하며 다양한 사유의 파편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김성은 기자
사진설명: 이선희 作 ‘바람이 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