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단순히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정신적 상태가 동반되는 특수한 질병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쑤시는 등 신체에 물리·병리적 징후들이 나타난다. 몸에 생긴 이상은 정신에 영향을 미쳐 두통을 유발한다.
요즘 시대는 말 그대로 몸살에 걸려있다. 인간의 태도에서 기인한다. 자본주의로 인한 사상적 빈곤과 공허, 무한 이기주의는 가난, 환경오염, 전쟁, 폭력, 인신매매, 기아, 정치적 억압 등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켜왔다. 곳곳에 긴장과 불안이 가득하다.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대인들이 자신들의 몸을 하나의 수단이나 도구로 여기는 태도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인턴기획전을 준비했다. ‘몸·살(momsal)’이다. 인턴십 과정 수료 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곽현우·김지희·성정연·이현아·이해미 등 5명의 신진기획자가 기획했다. 한국의 신제헌·이선행·이승훈·흑표범과 중국의 추이쉬엔지(崔憲基), 이스라엘의 시갈릿 란다우의 평면, 설치, 영상, 조각 등이 나왔다.
전시는 3개 공간으로 나눠 꾸몄다. 1전시실은 역사와 기억, 사회와 개인, 아이콘의 문제를 다루는 신제헌과 추이쉬엔지의 작품으로 채웠다.
2전시실에는 이선행과 흑표범의 작품이 설치됐다. 흑표범은 잘 알려진 ‘정오의 목욕’ 퍼포먼스에서 5·18 민주화 운동의 희생자들을 위한 일종의 치유의식을 치른다. 자신의 몸을 과녁으로 만들고 뜨거운 태양 아래 천천히 몸을 닦아내는 과정을 통해 그날의 기억을 불러낸다.
3전시실에서는 이승훈과 시갈릿 란다우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승훈은 성형하기 전 재단을 위해 얼굴에 그린 선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몸이 하나의 상품처럼 취급되는 현대사회의 치부를 드러낸다. 수술실에서 찍은 사진과 소리가 중첩되는 영상은 마치 상품을 디자인하듯 몸을 대상화하는 태도에 보내진 작가의 경고다.
조각가이자 비디오 설치작가인 시갈릿 란다우는 몸과 경계, 그리고 장소에 관해 이야기한다. 해변에서 행해지는 란다우의 퍼포먼스는 이스라엘과 주변국, 특히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발생해온 국경 문제, 주도권을 가진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과 전쟁을 ‘몸’이라는 또 다른 장소를 통해 드러낸다.
4월6일까지 볼 수 있다. 02-737-7650